“AI 개발에 돈 쏟아 붓는데, 수익성은 아직”... AI 열풍에 웃지 못하는 네카오

문수빈 기자 2023. 6. 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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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엔비디아 어닝서프라이즈 이후 반도체株 상승
AI 개발 중인 네이버·카카오 주가는 부진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 열풍으로 엔비디아를 비롯한 국내외 반도체 관련주가 크게 상승했지만, 정작 국내 AI 언어모델 개발사인 네이버(NAVER)와 카카오 주가는 이 열풍에 수혜를 보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대화형 AI ‘하이퍼클로바X’와 ‘KoGPT2.0′을 개발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수익 모델 윤곽이 뚜렷하지 않아 해당 AI가 출시되지 못하고 연구·개발 단계에서 영업손실이 확대되는 상황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의 AI 사업이 주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1월 2일~6월 5일)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각각 15.21%, 7.5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6.95% 상승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 상승률은 최근 반도체 업종이 AI 열풍에 큰 폭 오른 것을 감안하면 훨씬 낮다. 같은 기간 반도체 대형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9.66%, 44.93% 올랐다. AI 산업의 필수재인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만드는 엔비디아가 올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자 GPU에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함께 올랐다. 엔비디아발(發) 훈풍에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 HPSP, 동진쎄미켐 등도 같은 기간 103.74%, 26.38% 올랐다.

전문가들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부진한 상황에 대해, AI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해당 사업이 수익으로 연결될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네이버는 아직 ‘하이퍼클로바X’와 ‘서치GPT’의 뚜렷한 수익화 모델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AI 연구·개발 전담 조직인 ‘퓨처테크 R&D’의 1분기 영업손실이 668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도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AI 신사업(뉴이니셔티브)에 대한 투자로 관련 분야에서 연간 30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초거대 AI 언어 모델(대용량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종합적 추론이 가능한 차세대 인공지능)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픈AI ‘챗GPT’에 이어 구글이 ‘바드(Bard)’를 공개하는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앞다퉈 AI 산업에 진출하고 있다.

네이버는 7월 ‘하이퍼클로바X’에 이어 연내 ‘서치GPT’도 공개할 예정이다. ‘하이퍼클로바x’는 글로벌 AI 모델 대비 6500배 더 많은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한 강점을 기반으로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치GPT’는 대화 기능이 탑재된 챗봇으로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입출력이 가능하다.

카카오는 개발 중인 ‘KoGPT2.0′를 하반기 공개할 예정이다. ‘KoGPT2.0′은 GPT-3(오픈AI가 개발한 언어모델)에 기반한 초대규모 AI 모델로 카카오톡, 카카오맵 등 자사 플랫폼에 적용되는 AI 서비스다. 이미지 생성, 이미지 변환, 이미지 포토샵의 기능을 제공하는 ‘칼로 2.0(Karlo)’도 선보일 전망이다. 이 외에도 챗봇 AI인 ‘다다음’, 신약 개발 플랫폼 AI인 ‘Galux’ 등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증권사들도 네이버·카카오의 AI 사업이 주가 상승을 견인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와 관련해 “AI 관련 서비스는 수익화 모델이 정립되지 않아 당장은 수익 기여를 추정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카카오가 개발 중인 ‘KoGPT2.0′가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에서 생산성 향상 혹은 소비자 효용 증진에 성공한다면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도 “AI 신기술 투자에 대한 결과물의 고도화 정도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AI 사업에서 발생하는 적자 외에도 네이버와 카카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1분기 증권사들의 전망치보다는 많은 이익을 냈지만, 인터넷 포털 시장에서 주도권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웹사이트 분석업체 인터넷 트렌드에 따르면 검색 시장 점유율에 2위인 구글과의 격차가 지난해 말 28%에서 이달 초 22%로 좁혀졌다. 중국에서 네이버 접속이 이뤄지지 않는 등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이슈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카카오는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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