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사상사 태두… 한평생 학문연구· 후학양성에 헌신[그립습니다]

입력 2023. 6. 7. 09:10 수정 2023. 6. 8.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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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사상사 분야 태두로서, 한평생 학문 연구와 후학 양성의 삶을 영위하신 박충석 선생께서 지난달 24일 타계하셨다.

선생은 한국정치사상사를 사회과학의 한 분야로 확립하기 위해 평생을 바치신 분이다.

선생의 연구는 한국정치사상사 분야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하나는 한국정치사상사의 개념사 연구이며, 다른 하나는 현대한국사회의 제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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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립습니다 - 박충석 이화여대 명예교수(1936~2023)
고 박층석(왼쪽)교수님과 필자. 필자 제공.

한국정치사상사 분야 태두로서, 한평생 학문 연구와 후학 양성의 삶을 영위하신 박충석 선생께서 지난달 24일 타계하셨다.

선생은 한국정치사상사를 사회과학의 한 분야로 확립하기 위해 평생을 바치신 분이다. 당시 연구성과가 부진한 한국정치사상사 및 동양정치사상사에 대한 연구를 활성화하고 연구 수준을 높이기 위해, 2001년 ‘한국동양정치사상사학회’를 설립해 초대 회장을 지냈다.

선생께서 1980년 집필한 ‘조선조정치사상’은 43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국정치사상사 전공자의 필독서다. 2010년 출간된 제2판 ‘한국정치사상사’는 한국의 문화와 사상을 역사적 문맥에서 분석한 역저다. 이러한 선생의 탁월한 연구 업적은 2014년 제59회 대한민국학술원상 사회과학 부문 수상으로 이어졌다. 정치학 분야에서 최초의 대한민국학술원상 수상이다.

이 책은 1982년도 출간된 ‘한국정치사상사’의 증보판이다. 원래 ‘한국정치사상사’는 근세 실학사상의 정치적 사고가 어떠한 형태로 현실을 타개했는가를 정통 주자학 사상의 정치적 사고와 대비해 역사적 추이를 분석한 저서다. 이후 선생의 학문적 관심은 ‘한국정치사상사의 도정을 크게 규정해 온 기층문화가 어떤 것인가’에 대한 물음으로 확장됐다. 기층문화와 정치사회의 존재 양식을 규명했고, 유교적인 정치이념의 성장 과정을 내생과 외래의 접합이라는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이를 증보한 것이 제2판 ‘한국정치사상사’이다.

선생은 1961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도쿄(東京)대 대학원 법학정치학연구과에서 정치사상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마루야마 마사오(丸山眞男) 교수 아래에서 수학해 1972년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유학 시절 선생의 독일어 실력이 뛰어나 마루야마 교수로부터 총애를 받았던 일은 당시 도쿄대 대학원 법학정치학연구과 학생들 사이에서 회자됐다.

1977년 귀국 후 2년간 단국대에서 재직했다. 이후 1979년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에 부임해, 2002년 정년퇴직을 했다. 재임 시 법정대학 교학부의 장을 맡았을 때 행정능력을 인정받아 총장으로부터 연임 부탁을 받았으나 거절하고 본래 계획대로 연구년을 도쿄대에서 보내면서 연구에 매진했다.

선생의 연구는 한국정치사상사 분야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역서와 저서를 통해 일본의 정치사상과 정치사회의 구조를 소개했으며, ‘한일공동연구포럼’에서 역사1팀 한국 측 팀장을 맡아 한일문화교류를 주도했다. 그리고 소장학자들을 도쿄대 법학정치학연구과 와타나베 히로시(渡邊浩) 선생 아래에서 수학하도록 가교역할을 적극적으로 했다. 이처럼 선생의 학문적 열정과 후학에 대한 사랑은 지대했다.

선생의 최근 학문적 관심은 두 분야로 요결된다. 하나는 한국정치사상사의 개념사 연구이며, 다른 하나는 현대한국사회의 제반 문제이다. 한국인은 객관적 세계의 현실문제를 그것 자체로서 인식하기보다는 인간의 주관적인 내면세계로 끌어들여 한국인 특유의 정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에 착안해 ‘정(情)의 사회학’을 집필, 구상했다. 또한 한국 정치의 소모적인 정쟁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그 해결책으로서 ‘한국 현실 정치 상황의 패턴양식’을 밝히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타계하시기 수년 전부터 이 두 분야에 대한 연구에 착수해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애석하게도 집필 전에 타계하신 것은 학계나 한국사회 통합론에 대한 연구 차원에서 큰 손실이다. 선생의 미완성 집필은 우리 후학들의 과제요 몫이다.

필자와의 관계는 1979년 선생께서 이화여대에 부임하면서부터 사제지간으로 각별한 관계를 맺어왔다. 삼가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

이희주 서경대 명예교수 전 한국동양정치사상사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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