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만 해냈던 그 기록, 日 후배가 또 해냈다… 이정후 계약도 ‘잭팟’ 나오나

김태우 기자 입력 2023. 6. 7.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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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뛰어난 타격 능력으로 세간의 의구심을 지운 요시다 마사타카
▲ 스즈키 이치로는 아시아 타자의 장점과 매력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로 기억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일본 무대를 평정한 스즈키 이치로(50)가 메이저리그 무대를 평정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한 시즌이면 충분했다. 뒤늦게 알려졌지만 ‘스테로이드’의 힘을 등에 업고 메이저리그가 홈런 레이스를 벌이던 그때, 이치로는 다른 방식으로도 팀에 공헌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남들처럼 홈런을 펑펑 친 건 아니었지만 정교한 타격의 맛을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다시 일깨웠다. 메이저리그에서 첫 시즌이었던 2001년 이치로는 타율 0.350, 242안타, 8홈런, 69타점, 5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38을 기록하며 타율‧안타‧도루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신인상과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그리고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모두 수상했다. 올스타는 기본 옵션이었다.

이치로는 남들보다 멀리 치거나 볼넷을 많이 고르는 선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삼진이 적었고, 타석에서 쉽게 물러나는 법이 없었다. 빠른 발로 단타를 2루타로 만들어 내거나, 도루로 그 효과를 내기도 했다. 여기에 훌륭한 수비까지 보여주며 일약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발돋움했다.

이치로의 스타일은 첫 50경기 성적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첫 50경기에서 타율 0.358을 기록했고, 83안타와 10개의 4사구를 기록해 총 93번 출루했다. 반면 삼진은 14개밖에 되지 않았다. 21세기 들어 자신의 메이저리그 첫 50경기에서 85회 이상 출루하면서 삼진이 25개 이하인 유일한 선수였다. 이치로 이후 아무도 이 기록에 다가서지 못했다.

그런데 2023년, 이 기록을 다시 세운 선수가 나타났다. 역시 일본 출신의 요시다 마사타카(30‧보스턴)가 그 주인공이다. 시즌 초반 고전하며 의혹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요시다는 짧은 적응기를 마치고 4월 중순 이후 타격이 대폭발하며 보스턴의 웃음 짓게 했다.

요시다는 자신의 첫 50경기에서 타율 0.314를 기록했다. 7개의 홈런이 터지는 등 만만치 않은 장타력도 과시해 OPS는 0.899를 기록했다. 이치로의 첫 50경기 OPS(.866)보다 오히려 더 높았다. 요시다는 첫 50경기에서 61안타, 23볼넷, 3사구를 기록했고 총 86차례 출루했다. 반면 삼진은 22개밖에 없었다. 이치로의 당시 조건을 충족한 유일한 선수로 남았다.

▲ 요시다는 수비 불안에도 불구하고 공격만으로도 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요시다의 활약은 이정후의 가치 산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곽혜미 기자

이치로는 수비가 더 뛰어났고, 주루도 마찬가지였다. 요시다는 발이 빠른 선수는 아니고, 수비에서는 그렇게 좋은 평가를 못 받는다. 하지만 장타 생산은 이치로보다 더 나은 점이 있다. 수비에서 까먹는 지표를 공격으로 만회하는 셈이다. 요시다는 4월 초 부진한 이후로는 꾸준하게 안타를 만들어내며 특별한 슬럼프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요시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과 5년 9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포스팅 금액까지 합치면 투자 총액은 1억540만 달러에 이른다. 이에 처음에는 ‘요시다에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가’는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부 구단은 수비력 때문에 아예 시장에서 철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 공격력이라면 요시다는 1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팀에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올 시즌 뒤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설 이정후(25‧키움)의 계약에도 우리가 예상했던 것 이상의 ‘잭팟’이 터질 수도 있다. 요시다가 깔아 놓은 길 덕에 이정후가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요시다와 이정후는 기본적으로 스타일이 흡사하다. 좌타 외야수고, 장타보다는 정교한 타격 생산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타격은 요시다가 더 낫지만, 이정후는 요시다의 진출 시점보다 훨씬 더 어린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간다. 수비는 이정후가 더 나을 수도 있다’는 게 현재 시장 평가다. 요시다는 만 30세에 메이저리그에 갔지만, 이정후는 만 26세다. 이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꽤 중요하게 여길 지표가 될 수 있다.

중견수도 소화할 수 있는 이정후다. 요시다의 타격 성공이 이정후의 타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정후도 시즌 초반 부진을 벗어나 최근에는 원래 타격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평가는 상당 부분 끝난 만큼, 역시 대형 계약을 기대해볼 수 있다.

▲ 이정후는 요시다보다 네 살 더 어린 시점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는 큰 매력이 있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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