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honey] 가족여행·호핑투어의 천국 보라카이

백승렬 2023. 6. 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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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지도에서 찾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섬, 에메랄드빛 바다, 고운 모래, 환상적인 석양, 호핑투어, 가족여행 천국….

필리핀에 있는 7천641개의 크고 작은 섬 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보라카이에는 이렇게 많은 수식어가 붙는다.

2022년 '월드 트래블 어워드'(The 29th World Travel Awards)의 '세계 최고의 섬 20'(Top 20 Island in the world) 부문에서 보라카이가 9위에 올라 명성을 입증했다.

특히 보라카이는 럭셔리한 리조트들뿐 아니라 가성비 넘치는 호텔까지 다양한 여행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만한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몽환적 느낌에 빠지게 하는 석양과 차분한 아침에 감상하는 멋진 일출, 역동적인 해양스포츠, 해변에 자리한 감성 가득한 레스토랑까지 보라카이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몽환적 느낌에 빠지게 하는 보라카이 '화이트 비치' 석양 [사진/백승렬 기자]

황홀한 일몰과 아름다운 일출을 함께 볼 수 있는 섬

강렬하게 내리쬐던 태양이 물러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때쯤이면 오전에는 볼 수 없었던 '세일링 보트'(무동력 돛단배)가 보라카이 화이트 비치 3㎞ 거리를 가득 채운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수많은 돛단배는 어느 나라에서도 좀처럼 보기 어려운 아름다운 풍경이다.

서쪽 바다로 스러지는 석양 주변을 어지러이 움직이는 세일링 보트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저도 모르게 황홀감에 빠져들게 된다. 형형색색으로 물들었던 하늘이 검은 옷으로 갈아입으면 별들이 하나둘씩 머리를 내밀기 시작하고 이내 남국의 밤하늘은 별천지가 된다.

'세일링 보트'에서 감사하는 황홀한 일몰 [사진/백승렬 기자]

화이트 비치에서 동쪽으로 10~20분 정도 차를 타고 이동하면 '쿠조의 열쇠구멍'(Cujo's Keyhole)을 볼 수 있는 '일리그 일리간 비치'(Ilig-iligan Beach)가 나온다. 또 화이트 비치 스테이션 2에서 걸어서 동쪽으로 20여분 걸어가면 '블라복 비치'(Bulabog Beach)가 있다. 이들 보라카이 동쪽 해변에서 싱그러운 아침 바닷바람을 맞으며 멋진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일출도 아름다운 보라카이 [사진/백승렬 기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들을 만날 수 있는 곳

보라카이 섬 둘레는 약 12㎞다. 7㎞에 달하는 새하얀 백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치로 손꼽힌다.

이 섬 서쪽에는 세계 3대 비치 중 하나인 '화이트 비치'가 있다. 북쪽의 '푸카 쉘 비치'는 조개가 잘게 부서져서 만들어진 백시장으로 독특한 매력이 있다.

동쪽의 '일리그 일리간 비치'는 북적이지 않고 자연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어 평화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또 '블라복 비치', '탐비산 비치' 등에서는 워터 스포츠를 체험할 수 있다.

'화이트 비치' 스테이션 1에는 보라카이를 대표하는 화보에 등장하는 명소인 '윌리스락'(Willy's Rock)이 있다.

에메랄드빛 바다에 떠 있는 아름다운 화산암섬이다. 해변 쪽으로 계단이 나 있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으며 가톨릭 국가답게 이 작은 바위섬에도 성모 마리아의 성상을 세워 두었다.

간조 때는 백사장을 걸어서 섬에 갈 수 있고 만조 때는 바위까지 가는데 어른 가슴 깊이까지 수심이 깊어진다. 기암괴석의 바위에 몇 그루 나무가 있는 모습이 신비스럽다.

'화이트 해변'에서 해수욕 즐기는 할아버지와 손자 [사진/백승렬 기자]

보라카이는 호핑투어 천국

이른 아침 해뜨기 전 여행객들은 해변에 나와 산책하거나 해수욕을 즐긴다. 아이와 함께 나온 부모, 아들의 화보를 찍어주는 아버지와 이를 행복하게 바라보는 어머니, 어머니 손을 잡고 산책하는 딸, 부부 모임 단체 관광객, 해수욕을 즐기는 노부부. 모두가 흐뭇하고 행복한 표정이다.

보라카이는 가족여행의 천국이다. '호핑투어'(hopping tour)는 섬과 섬을 뛰듯이(hop) 넘나들며 스노클링, 스킨스쿠버 등 해양 레포츠와 점심(씨푸드와 바비큐)을 즐긴다는 뜻이다. 보라카이를 찾은 관광객은 햇빛이 작렬하는 대낮엔 전통 배 '방카선'을 타고 섬 주변을 일주하다 포인트에 정박한 후 스노클링 등을 즐긴다.

보라카이 여행에서 식도락이 안겨주는 행복은 아름다운 해변을 바라보는 시각의 즐거움과 혀끝의 미각을 자극하는 맛의 즐거움을 함께 누릴 수 있어 기쁨이 두배다. 야자수 그늘이 드리운 바닷가 카페에서 망고주스와 모히토를 마시고 맛난 음식을 먹는 것은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디몰'(D-Mall)은 '화이트 비치' 스테이션 2에 있으며 보라카이 섬의 핫플레이스 같은 곳으로 우리의 명동거리와 비슷하다. 밤이 되면 야경 불빛이 가장 화려한 곳이다. 다양한 먹거리와 쇼핑센터가 있다. 떡볶이, 김말이, 떡꼬치 등 한국 음식을 파는 음식점도 있다.

올해 5월 9일까지 한국인 관광객 5만6천여 명이 보라카이를 찾았다. 이는 전체 관광객 수의 7.1%였고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많다고 보라카이 관광청 직원이 귀띔했다. 칼리보 공항 출국장 면세점에서는 한국 돈과 한국인 명의 계좌이체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을 정도다.

호핑투어 즐기는 여행객 [사진/백승렬 기자]

쓰레기 없는 청정한 섬…해변에서 주의해야 할 점

이른 아침 바닷가 상점 종업원들은 음식점과 카페 앞을 청소한다. 도로에서는 환경미화원이 이른 아침부터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새벽부터 애쓰는 사람들이 있어 많은 관광객이 보라카이를 방문하는데도 깨끗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2017년 연간 2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보라카이를 찾았다. 하수 처리가 잘되지 않아 악취가 심하게 나고 섬 전체가 쓰레기장으로 변하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이에 필리핀 정부는 환경 정화를 위해 2018년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동안 섬을 전면 폐쇄하고 하수 처리 시설을 갖추었다. 이후 환경기준을 충족하는 관광시설만 영업을 재개했다. 매연을 많이 배출해 대기환경의 주범이던 지프니(지프를 개조한 필리핀 택시)는 사라졌다.

'일리그 일리간 비치'에서 아침 산책 즐기는 여행객 [사진/백승렬 기자]

보라카이 관광청은 청정한 섬을 유지하기 위해 비치마다 지켜야 할 경고문 입간판을 설치하고 곳곳에 비치가드를 배치했다. 불법이 자행되면 곧바로 과태료를 부과한다.

'화이트비치' 경고 안내표지판 [사진/백승렬 기자]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3년 6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srba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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