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웠던 컨트롤타워, 폭격기와 탱크가 살아날까?

김종수 2023. 6. 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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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창 진행중인 2022~23시즌 NBA 파이널의 우승 향방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플레이오프 내내 상대팀들을 힘으로 누르며 올라온 덴버 너기츠가 1차전을 잡아낼 때만해도 마이애미 히트와는 '체급차가 난다'는 평가가 많았다. 마이애미 히트의 에이스 지미 버틀러를 응원하는 팬들조차 '가슴은 마이애미와 버틀러지만 머리는 덴버다'고 말했을 정도다.


밀워키 벅스, 보스턴 셀틱스 등 우승후보들을 잡아내며 8번 시드의 기적을 써내려오고 있는 마이애미지만 덴버만큼은 정말 어려워보였다. 하지만 정작 마이애미의 선수들은 그렇게 생각하지않았다. 전 선수가 승리를 위해 몸을 던졌고 그 결과 111-108로 2차전을 잡아냈다. 시리즈가 당초 전망보다 더 치열하게 진행될 것임을 예고하는 순간이었다.


2차전에서도 덴버의 포인트 센터 ‘조커’ 니콜라 요키치(28‧211cm)는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41득점 11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나홀로 어나더 레벨’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혼자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어찌보면 아주 잘했다고 하기도 애매하다. 득점은 높았지만 평소에 비해 어시스트가 적었다.


덴버의 승리공식 중 하나는 요키치의 어시스트가 묵직해지는 것이다. 그만큼 다른 동료들이 골고루 득점에 참여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아쉽게도 2차전에서는 요키치의 어시스트가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이는 3점차 패배로 이어진 결정적 이유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도우미와 해결사를 왔다갔다하면서 공헌도를 올려가던 그동안과 달리 해결사 쪽에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쏠려버렸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마이애미는 ‘미스터 올드스쿨’ 지미 버틀러(33‧201cm)가 간판스타이기는 하지만 최근 경기 자체만 놓고보면 누가 에이스인지 모를 정도로 선수단 전체의 고른 활약이 돋보인다. 2차전 4쿼터에서 백업 슈터 던컨 로빈슨(29‧201cm)이 10득점을 몰아치며 흐름을 주도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매경기 주인공이 바뀌고 있다.


물론 철저히 요키치 중심으로 구성되어 돌아가는 덴버인지라 파이널이 한창 진행중인 현재 의존도를 줄인다거나 하는 등의 변화를 주기는 사실상 힘들다. 다만 2차전처럼 다른 주축선수들의 에너지레벨이 확 떨어져버리면 곤란하다. 플레이오프에서 덴버를 상대하던 팀들은 하나같이 전력의 시작과 끝인 요키치 봉쇄에 전력을 다했다.


마이애미 역시 1차전 때까지는 그랬다. 수시로 더블팀을 들어가며 요키치의 움직임을 어렵게하기위해 애썼다. 하지만 자신에게 수비가 2명 이상 붙는다싶으면 여지없이 빈공간을 찾아내서 어시스트를 뿌려대는 요키치의 패싱능력 앞에서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못했다. 1차전 경기내용만 놓고 봤을때 시리즈가 짧게 끝날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나왔던 이유다.


하지만 마이애미는 탄탄한 조직력에 더해 개개인의 근성이 돋보이는 팀이다. 애당초 그들의 파이널 진출을 예상한 이들이 거의 없었을 만큼 겉으로 보이는 전력은 썩 대단해 보이지 않지만 파이널이라는 최종 무대까지 올라온데는 다 이유가 있다. 마이애미의 경쟁력중 하나는 명장 에릭 스포엘스트라 감독이 있다는 점이다. 

 


2차전부터 그들은 전략을 바꿨다. 묶이지않는 컨트롤타워 요키치의 전원을 꺼트리기위해 헛힘을 쓰기보다는 주변을 마크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2차전 결과만 놓고 봤을 때는 상당 부분 성공했다는 평가다. 1차전 당시 덴버의 파워포워드 애런 고든(28‧203cm)은 여러가지 부분에서 마이애미를 괴롭혔다.


스몰라인업을 주로 쓰는 마이애미 입장에서 탄탄한 체격과 뛰어난 운동능력을 앞세워 포스트인근을 휘젓고 다니는 고든은 여간 부담스러운 존재가 아니었다. 요키치는 좋은 타이밍에서 고든에게 질좋은 패스를 넣어줬고 동력을 풀충전한 덴버산 탱크는 마이애미 진영을 무섭게 폭격했다.


2차전에서는 달랐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마이애미는 무리해서 요키치에게 수비력을 집중하지않았다. 그 결과 1차전에서 무법자처럼 포스트 인근을 누비고 다녔던 고든 탱크의 위력이 확실히 감소됐다. 고든같은 경우 파워, 운동능력 등에서 강점이 확실하지만 스스로 게임을 풀어나가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마이애미 수비가 집중 견제를 들어가자 1차전처럼 좋은 타이밍에서 볼을 받아 자신이 좋아하는 플레이를 펼치는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다. 더불어 마이애미는 덴버의 2옵션 ‘푸른 화살’ 자말 머레이(26‧193cm) 수비에도 좀 더 힘을 기울였다. 마이애미 에이스 버틀러가 직접 수비를 맡을 때가 많았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결과적으로 덴버는 컨트롤타워는 건재했지만 함께 합을 맞추면서 상대 진영을 폭격해야할 탱크과 폭격기가 묶여버리고 말았다. 컨트롤타워는 스스로 대포와 미사일을 쏘며 치열하게 맞섰지만 잘 짜여진 상대 진영을 깨트리기에는 반끗이 모자랐다. 물론 3차전에서도 마이애미의 수비가 통한다는 보장은 없다.


요키치는 고든 탱크와의 동선을 다시 짤 것이 분명하며 폭격기 머레이와는 수비에 막혔을 때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를 심도깊게 고민할 것이다. 더불어 머레이가 진짜 수비에 막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는가도 다시 생각해 볼일이다. 플레이오프들어 줄어들기는 했지만 머레이는 좋을 때와 아닐 때의 기복이 매우 심한 선수다.


오죽하면 ‘머레이의 컨디션을 결정하는 것은 상대팀의 수비가 아닌 그날의 기복이다’는 말까지 있겠는가. 머레이는 컨디션이 나쁜 날은 누가 막아도 화살 끝이 무디어져 버리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리그 탑 디펜더를 상대로도 엄청난 활약을 펼치는 선수다. 2차전 때처럼 버틀러가 강하게 압박수비를 펼친다해도 경기중 컨디션이 살아나게되면 종횡무진 코트를 휘젓고 다닐 것이 분명하다.


2차전에서 제대로 힘을 쓰지못한 덴버산 병기들이 3차전에서는 컨트롤타워와 제대로 합을 맞춰 반격에 나설 수 있을지, 점점 치열해지고있는 파이널 대첩에 팬들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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