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3개월 전 우크라군 공격 계획 인지"

WP, 테세이라 일병 유출한 美국방무 기밀문건 인용해 보도

노르트스트림 2 가스관 누출 현장. 2022.09.27/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지난해 9월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유럽에 공급하는 노르트스트림 해저가스관에서 폭발이 발생하기 전 우크라이나가 이같은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미 정보당국이 알고 있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미 공군 매사추세츠 주방위군 소속 잭 더글러스 테세이라(21) 일병이 온라인에 유출한 미 국방부 기밀 문건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WP가 입수한 기밀문건에 따르면 미 중앙정보국(CIA)은 노르트스트림 해저가스관이 폭파되기 3개월 전인 지난해 6월 한 유럽 동맹국의 정보기관으로부터 우크라이나군이 소규모 잠수부팀을 통해 해저가스관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총사령관에게 보고한 사실을 전달받았다.

해당 정보는 우크라이나의 한 정보원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한 것이었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당국자들에 따르면 해당 정보가 즉시 확증될 수 없었지만, CIA는 민감한 정보 작전과 외교적 논의를 위해 해당 정보를 독일 등 다른 유럽국가와 공유했다.

기밀 문건에는 우크라이나군이 파괴 공작에 동원하려 한 공작원의 숫자와 공격방법 등을 포함해 매우 구체적인 세부내용이 담겨 있다고 WP는 전했다.

요원들은 작전의 책임자인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에 직접 보고했다. 이는 향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공격에 연루됐다는 것을 부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문건에는 당초 우크라이나군이 작년 6월 5∼17일 진행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발톱스(Baltops) 해상 군사훈련 직후 공격을 계획했으나 밝혀지지 않은 이유로 작전을 "보류했다"고 돼 있다.

그러나 해저가스관 폭탄 테러를 조사하고 있는 독일 사법당국에 따르면 가스관 폭발이 문건에 담긴 우크라이나군 계획과 일치하는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문건에는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 6명이 가짜 신분증으로 보트를 빌린 뒤 잠수정을 이용해 가스관을 파손 및 파괴하고 발각되지 않은 채 탈출할 계획이라고 적혀 있다. 또한 산소통 외에도 심해 잠수에 권장되는 헬륨을 준비한다는 내용이 있다.

독일 수사 당국은 가짜 여권을 사용한 6명이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요트를 빌려 배를 타고 가스관을 파괴하는 폭발물을 장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폭발물이 설치된 해저 약 240피트(ft) 깊이에는 헬륨이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고려하면 이들은 숙련된 잠수부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관들은 가스관에서 발견된 폭탄 잔여물이 이들이 빌려 탄 요트에서 나온 흔적과 일치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에서 복무하는 최소 한명이 이번 파괴 공작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다만, 문건에 보고된 계획이 실제 가스관 파괴 공작과 다른 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건에는 노르트스트림-1 공격 계획이 있을 뿐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에 대한 언급이 없으며, 요트도 독일이 아닌 유럽의 다른 장소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당국자들은 정보원의 정보가 일부 틀렸거나 우크라이나가 계획이 들통난 사실을 알고 추후 수정했을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당초 가스관 폭발 직후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가스 수입에 의존하는 유럽을 압박하려고 고의로 파괴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석에서 러시아의 개입을 입증할 증거가 없음을 시인하고 있으며, 공개 석상에서는 질문을 회피한다고 WP는 전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