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이 서울이라면 ‘레이어 2’는 새로 뜨는 신도시다[비트코인 A to Z]

2023. 6. 7. 07: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15년 네트워크 출범 이후 이더리움은 스마트 콘트랙트 플랫폼 블록체인 분야를 개척했다. 하지만 이더리움의 고질적인 문제점이었던 비싸고 느린 확장성 문제는 시장 참여자들로 하여금 다른 대안을 찾게 만들었다. 이오스·솔라나·BNB 등의 스마트 콘트랙트 플랫폼 블록체인은 한때 ‘이더리움 킬러’로 주목받으며 이더리움 생태계를 위협했다. 

그러나 현재 기준에서 이더리움의 대항마는 많지 않아 보인다. 이오스·솔라나 생태계는 쇠락했고 앱토스와 수이 등이 주목받는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은 신생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불과하다. 그나마 BNB 네트워크가 잘 버티고 있지만 바이낸스 중앙화 리스크를 극복하기 어려워 보인다.

가령 2023년 5월 12일 기준 전체 460억 달러의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TVL 중에서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58%다(디파이라마). 게다가 2022년 기준 이더리움 개발자 수는 1873 명으로, 이는 타 블록체인(폴카닷·코스모스·솔라나)의 개발자 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높은 수준이다(일렉트릭캐피털). 유가랩스·퍼지펭귄·아즈키 등과 같은 블루칩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은 대부분 이더리움 기반의 프로젝트이고 타 체인에서 주목받던 NFT가 이더리움으로 이전한 사례도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더리움의 대항마를 찾기보다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기반한 레이어 2 솔루션을 개발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실제로 자본·인재·기술이 이쪽 생태계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레이어 2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보안에 기반하지만 더 빠르고 더 저렴한 수수료를 제공하는 블록체인을 뜻한다.


더 빠르고 저렴한 레이어 2

현재 이더리움 레이어 2에서 주목받는 기술은 롤업(Rollup)이다. 롤업은 수백 개의 거래를 단일 거래를 묶을 수 있는데, 롤업 거래는 레이어 1 외부에서 실행되지만 데이터는 레이어 1에 게시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사용자는 보다 저렴하고 빠르게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다.

롤업 방식은 ‘낙관적(Optimistic) 롤업(OR)’과 ‘영지식(zero knowledge) 롤업‘으로 구분된다. OR은 거래가 유효한 것으로 가정하지만 필요하다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낙관적’이다. 유효하지 않은 거래가 의심되면 오류 증명이 실행돼 이것이 발생했는지 확인한다. 거래 내역이 제출된 상태를 일단 반영한 이후 필요하다면 사기 증명을 통해 오류를 잡아내는 OR과 달리 zk 롤업은 상태를 반영하기 전에 미리 유효성 검증을 통해 오류를 검증하는 방식이다. 

L2비트(beat)에 따르면 2023년 5월 12일 기준 전체 레이어 2 TVL 85억 달러에서 OR인 아비트럼과 옵티미즘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67%, 19%다. 특히 아비트럼은 GMX와 GNS 등 디앱을 탄생시키며 디파이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2023년 3월 에어드롭이 끝난 이후에도 아비트럼의 TVL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고 온체인 거래 내역 활성화 역시 건강한 수준이다. 

반면 zk 롤업 생태계는 OR 대비 활성화되지 않은 수준이다. 폴리곤이 야심차게 선보인 ‘폴리곤(Polygon) zkEVM’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고 기존에 주목받던 ‘zk싱크(Sync)’와 ‘스타크넷(StarkNet)’ 역시 아직 생태계라고 할 만한 수준이 못 된다. zk 롤업은 OR 대비 우수하지만 기술적으로 복잡하고 난도가 높으며 생태계가 빈약한 편이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 OR보다 거의 모든 면에서 우수하다. 따라서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도 zk 롤업이 결국 OR을 대체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부테린, “zk 롤업이 OR 대체할 것”

중·장기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면 zk 롤업과 관련한 레이어 2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실제로 zk 롤업 기술이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업체에 대한 벤처 투자와 기술 개발이 지속되고 있다. 가령 2022년 5월 스타크넷 개발사 스타크웨어인더스트리는 1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발표했다. 게다가 zk싱크 개발사 매터랩스와 스크롤(Scroll) 개발사 스크롤닷아이오는 각각 2000억원(2022년 11월), 500억원(2023년 3월) 규모의 투자 유치를 발표했다. 이 밖에 타이코(Taiko) 등이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폴리곤은 zk 롤업 기술 개발사 헤르메즈네트워크를 인수한 이후 폴리곤 zkEVM을 출시했다

한편 zkEVM 기술의 발전 역시 주목할 만하다. 원래 zk 롤업과 이더리움 가상 머신(EVM : Ethereum Virtual Machine)은 호환되지 않았지만 zkEVM 기술 덕분에 호환성이 높아졌다. zkEVM은 다양한 솔루션이 있는데 레이어 2 생태계는 저마다 다른 솔루션을 채택하고 있는 양상이다. <표1>은 글로벌 가상자산 투자사 알파논스 트위터 계정 분석을 인용한 zkEVM 비교 분석한 것이다.




멀티 체인을 논할 때 필자는 흔히 이를 도시에 비유하곤 한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과 레이어 2가 사람이 가장 많고 부동산 가격과 물가가 상대적으로 비싼 서울·경기라면 다른 블록체인은 목적과 생태계에 따라 부산·제주·대전·전주 등의 기능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도시는 독자적인 기능을 하지만 브리지를 통해 다른 도시와 연결돼 상호 왕래할 수 있다. 현재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이더리움과 레이어 2 생태계는 웹3 세계에서 서울·경기 기능을 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수년간 이더리움에서 파생된 기회를 놓쳤다면 앞으로는 떠오르는 경기 신도시 레이어 2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한중섭 ‘어바웃 머니’, ‘비트코인 제국주의’ 저자

 

Copyright © 한경비즈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