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아이템] 아직도 판매 중인 ‘자동차 업계의 무안단물’ 파워세이버

2023. 6. 7.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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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10년 전 '반박된' 파워세이버는 여전히 판매 중에 있다.

열심히 일하고, 아끼며 돈을 모아 새로운 차량을 구매한다면 그 어떤 순간보다 기쁠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내 차’를 바라보는 것이 무덤덤해질지 모르지만, 적어도 ‘구매 직후’라면 자동차에 이름도 붙이고, 깨끗한 첫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정성을 다하는 것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그렇기에 내 차량에 더 좋은 제품을 사용하고, 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적극적인 투자를 고려할 의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는 하나의 ‘기계’이며 세세하게 모든 것을 알기엔 분명 어려움이 있는 존재일 것이다.

그래서 그럴까? 차량을 아끼고는 싶지만 ‘자동차 관련 지식’이 부족한 이들을 혹하게 만드는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스파크인터내셔널 '파워세이버'

출력 개선, 효율성 개선, 배터리 수명까지 늘려준다는 ‘파워세이버’

수년 전 이미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던 ‘파워세이버’는 그들의 설명에 따르면 말 그대로 자동차의 모든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제품이다.

파워세이버를 판매하는 ‘스파크인터내셔널’의 설명에 따르면 파워세이버는 시거잭, 즉 파워 아웃렛에 꽂기만 하면 최대 35% 연료 절감을 돕고, 엔진 점화력 향상, 엔진 소음 감소에 따른 승차감 향상을 약속한다.

이와 함께 배기가스 감소, 상시 주차에도 최대 7일간 블랙박스를 사용하고도 방전이 안될 정도로 배터리재생, 라이트 밝기 향상 등 말 그대로 ‘자동차에 관련된 여러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처럼 알려졌다.

스파크인터내셔널 '파워세이버'

기능의 핵심은 바로 자동차의 ‘배터리’ 기능 회복 및 개선에 있다. 설명에 따르면 배터리의 노후화로 인해 차량의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데 파워세이버가 고정된 펄스파를 ‘발생’하여 배터리의 상태를 ‘최신의 것’으로 돌려 놓고, 유지한다는 것이다.

스파크인터내셔널 '파워세이버'

‘불가능’을 가능하다 말하는 파워세이버

설명만 본다면 꽤나 설득력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좋은 배터리’가 자동차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으로 모든 내용이 긍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의 기계적 구조, 그리고 기술적 배경을 알고 있다면 이는 ‘불가능’의 영역임을 알 수 있다. 자동차에게 있어 ‘배터리’는 많은 부분에 개입하지만 막상 주행에 있어서는 큰 개입은 없다는 것은 '자동차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스파크인터내셔널 '파워세이버'

실제 시동 상황에서는 배터리의 영향이 크지만 시동 이후의 상황, 즉 통상적인 주행 상황에서는 배터리의 역할은 대폭 준다. 바로 ‘알터네이터’가 존재하고, 정교한 제어 아래 작동하기 때문이다. 알터네이터의 존재 덕분에 시동 이후 ‘배터리’를 제거하더라도 주행은 정상적으로 이어질 정도다.

게다가 자동차는 구조적으로 배터리의 ‘상태’가 ‘엔진’ 작동과 그에 따른 성능과 효율성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제작되지 않았다. 그리고 나아가 시거잭이 ‘엔진’에 영향을 줄 수 있지도 않다.

스파크인터내셔널 '파워세이버'

자동차의 엔진이 작동하는 과정, 그리고 나아가 출력 및 효율성 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건 배터리가 아니라 ECU다. 그리고 ECU는 큰 ‘사유’가 없다면 외부 요인으로 인한 영향을 받지 않는다.

튜닝 시장에서는 출력, 그리고 효율성 개선 등의 ‘최적화’를 위해 ECU를 튜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이러한 ECU 튜닝 역시 기술 및 보안의 고도화로 그 입지 및 비중 등이 줄어들고 있다.

스파크인터내셔널 '파워세이버'

이미 반박된 파워세이버

지난 2012년, 교통안전공단은 이미 ‘자동차 연료 절감기 실체 공개, 효과 전혀 없어’라는 제목으로 파워세이버 등을 비롯한 여러 연료 절감기 및 개선 장치 등이 실효성이 없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해당 자료에는 파워세이버 등을 예를 들며 ‘배터리 전원안정화 장치’로 인한 실질적인 주행 효율성 및 성능 개선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심지어 개선이 불가능한 이유까지도 보다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연소 상황에서의 불완전연소가스를 모두 완전연소시켜도 엔진 측면에서는 5% 연소향상이고, 통상적인 엔진 열효율이 30%임으로 종합적인 개선 효과는 1.5% 남짓하다며’라며 보다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은 지금까지도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스파크인터내셔널이 공개한 최신 제품 중 하나 '에코 파워'

그러나 파워세이버를 판매 중인 스파크인터내셔널은 아직도 반박되었던 '자료'를 기반으로 법적인 인정을 받았다고 ‘파워세이버’의 성능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를 나아가 온라인 및 소셜 커머스 등을 통해 판매 중에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파워세이버에 공기청정 기능을 더한 에코파워를 선보이고 더욱 놀랍게도 ‘연료 절감 기능’ 및 공기청정 효과를 갖고 있는 블랙박스를 개발했다면 판매 중에 있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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