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3.3조원 썼다… 지난해 내국인 관광객 카드소비 '역대급'

제주=연희진 기자 2023. 6. 7.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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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제주의 매력'에 푹 빠지다] ①지난해 여행객·카드소비액 '정점'… 물가·서비스 문제는 여전한 숙제

[편집자주]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제주.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제주도는 세계인들이 찾는 화산섬이다. 오름, 동굴, 폭포 등의 빼어난 자연경관이 관광객을 매료시켰다. 한국의 대표 관광지인 제주도는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기간 타격이 컸다. 외국인 관광객이 끊기면서 내국인이 그 자리를 채웠지만 지난해 말부터 내국인의 일본여행 인기가 높아지고 아슬아슬한 한중관계로 위기론이 대두된다. '신비의 섬' 제주는 내국인과 외국인 관광객이란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뛰고 있다.

일본여행 인기가 높아지면서 제주관광 위기론이 대두된다. 사진은 제주국제공항. /사진=연희진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제주서 3.3조원 썼다… 지난해 내국인 관광객 카드소비 '역대급'
②제주 국제선 '주 100회 시대'… "영어·중국어 쓰는 손님 반반"
③아시아 '큰 손' 모인다… 제주 드림타워서 럭셔리 호캉스

길었던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이 지나고 하늘길이 열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억눌렸던 여행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해외여행 최고 인기 국가는 단연 일본이다. 가까운 거리, 다양한 관광지, 맛있는 음식에 엔화 약세까지 맞물리면서 너도나도 일본으로 향하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1∼4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 수는 206만7700명이다. 이 기간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 수는 673만9500명으로 방일 관광객 3명 중 1명은 한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많이 간만큼 돈도 많이 썼다. 올 1분기 한국인들이 일본을 여행하면서 소비한 금액은 1999억엔(약 1조98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인 1명당 12만4913엔(약 124만원)을 쓰고 온 셈이다.

일본여행 인기가 뜨거워지면서 위기의식이 높아진 건 제주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가라앉았지만 국제선 편성이 더디면서 국내여행이 각광을 받았다.

한국 대표 관광지인 제주도는 내국인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은 ▲2018년 1308만명 ▲2019년 1356만명 ▲2020년 1002만명 ▲2021년 1196만명 ▲2022년 1380만명 등으로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뛰어넘었다. 2022년 내국인 관광객이 제주도에서 쓴 카드 소비금액은 3조2780억원으로 추산된다. 2020년 대비 50% 증가한 수치로 신용카드 매출 빅데이터를 수집한 2014년 이래 가장 많은 소비액이다.


관광 매력은 높지만… 비용·서비스 문제 개선될까



제주는 관광지 매력은 높지만 물가와 서비스질이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사진은 제주 바다와 올레길. /사진=연희진 기자
여행업계에서는 제주도 관광객이 2022년 정점을 찍고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팬데믹 기간 국내선에 집중했던 항공사들이 국제선을 증편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높은 물가와 불친절한 서비스 등으로 제주여행에 아쉬움을 느꼈던 여행객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제주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주여행의 전반적 만족도(5점 만점)는 ▲2018년 4.10점 ▲2019년 4.09점 ▲2020년 3.96점 ▲2021년 3.88점 ▲2022년 3.95점으로 팬데믹 기간 3점대로 내려앉았다. 만족도가 가장 높은 항목은 '관광지 매력도'(4.22점), 낮은 항목은 '여행 경비'(3.16점)로 나타났다.

제주시 애월읍에서 만난 관광객들은 제주여행의 단점으로 입을 모아 렌터카 가격을 꼽았다. 가족들과 함께 제주를 찾은 40대 이민선씨는 "바다를 보니까 마음이 뻥 뚫리는 것 같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음식점 가격이 비싼 것 같고 차를 빌릴 수밖에 없어서 렌터카 비용이 들어가 다른 국내 관광지보다 비용적인 부분에서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제주 애월읍에 있는 카페. /사진=연희진 기자
젊은 층은 물가와 더불어 서비스를 지적했다. 친구와 함께 여행을 온 박성민씨는 "비행기로 한 시간이면 제대로 여행 온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제주를 선호한다"면서도 "렌터카 상태도 그렇고 식당 등에 가보면 가격에 비해 제공받는 서비스의 질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렌터카 비용이 널뛰어서 올 때마다 가격이 다른 것 같다. 이번에는 하루에 7만원 정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제주도민들은 타지인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이 있다"며 "이주민들이 몰려오면서 난개발과 집값 상승이라는 결과를 낳았고 '제주다움'을 잃어가고 있다는 걱정도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제주관광공사도 이를 인지하고 있는 분위기다. 올해 '마이 제주 버킷리스트' 캠페인을 전개하며 방문객 환대 분위기 조성과 여행 후기 확산에 총력을 펼친다.

제주관광공사는 올해 ▲장기체류형 관광 목적지 조성 ▲외국인 체험여행테마 발굴 ▲제주 기점 국제선 취항 항공사 공동마케팅 강화 ▲전세기 취항 지원 ▲호주, 중앙아시아 등 신규시장 개척 강화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한 모빌리티 수용태세 개선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희망적인 점은 아직 제주의 매력을 높게 보는 관광객들이 많다는 것이다. 올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1월 101만6716명 ▲2월 104만1370명 ▲3월 103만9783명 등으로 정점을 찍었던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안수현씨는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을 맞아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도 열심히 하고 있다. 많은 관광객들이 제주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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