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선발 이렇게 무너질 줄이야, 특단의 조치 불가피...대안은 결국 RYU 뿐

노재형 2023. 6. 7.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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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붕괴 수준으로 추락한 알렉 마노아에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13번의 선발등판 중 8번을 5회 이전 강판했다. USATODAY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올해 개막전 선발로 나섰던 알렉 마노아의 '몰락'을 그냥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 같다. 극단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마노아는 6일(이하 한국시각)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1회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난타를 당하며 9타자를 상대한 끝에 강판당했다. ⅓이닝 동안 7안타와 1볼넷을 내주고 6실점했다. 4안타와 1볼넷으로 2실점한 마노아는 계속된 1사 만루서 코리 절크스에게 초구 94마일 싱커를 몸쪽으로 꽂다 좌월 그랜드슬램을 얻어맞고 넉아웃됐다.

202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선발로만 던진 마노아가 1회를 넘기지 못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31번의 선발등판서 한 번도 5회 이전 교체된 적이 없다. AL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오른 이유이며, 기라성같은 선배들을 제치고 올시즌 개막전 선발 기회를 낚아챈 게 무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13번 등판해 8번을 5회 이전 조기강판했고, 퀄리티스타트는 두 번 뿐이다. 1승7패, 평균자책점 6.36, WHIP 1.90, 피안타율 0.289, WAR -1.2. 메이저리그 투수라고 보기 어렵다.

알렉 마노아가 로테이션에서 제외될 경우 장기적으로 유일한 대체 요원은 류현진이다. AP연합뉴스

마노아가 지난 5월 16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4이닝 동안 5안타와 무려 7볼넷을 허용했을 때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전면적 개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인 바 있다.

이날 휴스턴전 직후에는 뭐라고 했을까. 예상대로다. 슈나이더 감독은 "그가 나아지는데 도움이 될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게 우리가 오늘부터 앞으로 해야 할 일이다. 모든 시간을 거기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장 세워놓은 계획은 없다. 그러나 그를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자원과 스태프, 동료들을 동원해야 한다"면서 "모든 시나리오를 테이블에 올려놓아야 한다. 그가 본 모습을 찾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MLB.com에 따르면 토론토가 취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크게 3가지다. 우선 트리플A로 내려보내 심신을 추스를 시간을 주는 것이다. 가장 명료하고 일반적이며,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받지 않고 문제를 찾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2주가 걸릴 수도 있고, 2개월 걸릴 수도 있다. 본인 하기 나름이다.

두 번째는 부상자 명단에 올리는 것이다. IL에 올릴 만한 신체적 이슈를 찾으면 되는데 그건 어렵지 않다. 몸 만들기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일정 수준으로 피지컬을 끌어올린 뒤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을 한 달 정도 소화하도록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할러데이식' 개조법이다. 토론토의 전설적인 투수로 사이영상을 두 차례 수상한 로이 할러데이가 빅리그 초년병 때 밟은 과정이다. 토론토는 2001년 시즌을 앞두고 할러데이를 싱글A로 내려보냈다. 딜리버리를 비롯한 투구폼부터 전면적인 개조 작업을 위해서였다.

로이 할러데이는 2003년 AL 사이영상을 수상한 뒤 10여년간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다. 그는 은퇴후 4년이 지난 2017년 12월 비행기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AP연합뉴스

할러데이는 199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999년 8승7패,평균자책점 3.92를 올리며 성장세를 보였다가 2000년 4승7패, 평균자책점 10.64로 무너졌다. 이에 토론토 구단은 충격 요법으로 그를 싱글A로 보낸 것이다.

할러데이는 그해 싱글A+, 더블A, 트리플A에서 20경기를 던진 뒤 메이저리그로 복귀해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2002년에는 19승을 거둬 생애 첫 올스타에 뽑혔고, 2003년에는 22승7패, 평균자책점 3.25로 AL 사이영상 수상자가 됐다.

즉 마노아를 일명 '피칭 연구소'로 불리는 플로리다주 더니든 캠프로 보내 약 2개월 간 개조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어떤 방식이든 마노아는 로테이션에서 제외돼야 한다.

그 자리는 누가 메울까. MLB.com은 '트리플A 보든 프란시스, 케이시 로렌스, 잭 톰슨과 재활 피칭 중인 밋치 화이트, 토마스 해치, 트렌트 손튼, 트레버 리차즈 등이 선발 후보지만, 2주 정도면 몰라도 장기적인 솔루션은 될 수 없다'고 했다.

결국 류현진 말고는 대안이 없다는 얘기다. 류현진은 이달 중으로 마이너 재활피칭을 시작한다. 다음 달 15일 후반기 개막과 함께 로테이션에 합류하는 게 목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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