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음주 파문' 상벌위 오늘(7일)… 농구·축구는 중징계

김민지 기자 2023. 6. 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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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민지 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기간 중 음주로 논란을 일으킨 국가대표 투수 3인방의 상벌위원회가 오늘(7일) 열린다. 그들의 징계 수위는 어느 정도일까.

이용찬(왼쪽), 김광현(가운데), 정철원. ⓒ연합뉴스

KBO는 7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WBC 대회 기간 중 음주를 한 김광현(34·SSG 랜더스), 이용찬(34·NC 다이노스), 정철원(24·두산 베어스)의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5월30일 한 언론 매체를 통해 WBC에 참가한 야구 대표팀의 일부 선수들이 대회 기간 중 음주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매체는 일부 선수들이 도쿄 아카사카에 위치한 고급 유흥업소(룸살롱)에서 여성 종업원과 함께 세 차례에 걸쳐 음주했다며, 경기 전날에도 술자리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음주 논란이 불거지자 음주한 일부 선수로 지목된 김광현, 이용찬, 정철원은 1일 일제히 기자회견을 열어 음주를 시인하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음주 장소와 시기, 동반자 여부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먼저 이용찬은 휴식일 전날 지인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으며 장소는 룸살롱이 아닌 스낵바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김광현, 정철원과는 해당 스낵바에서 우연히 마주친 것일 뿐 교류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구단 경위서를 통해 3월7일과 3월10일 두 차례에 음주했다고 인정했으며, 3월10일에는 안산공고 후배인 정철원과 함께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정철원은 사과 기자회견에서 김광현과 일본전을 마치고 오전 12시경 식사와 반주를 곁들였고, 그 자리엔 두 명 이외에 여자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KBO는 조사에 착수했고, 7일 상벌위원회를 연다고 밝혔다. 상벌위원회는 선수들의 소명을 듣고 난 뒤 징계를 확정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세 명의 선수가 받게 될 징계 수위는 어느 수준일까. 이번 WBC 술판 파문과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면 그 수위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농구와 축구 대표팀도 과거 국제대회에서 일부 선수들의 음주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농구 대표팀의 일부 선수들이 대회 기간 숙소를 무단이탈해 술자리를 가진 것이 교민들을 통해 폭로됐다. 당시 농구 대표팀은 7전 전패로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음주가 밝혀진 최인선 감독과 허재는 자격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김남기 코치와 정재근은 3개월 자격정지, 이상민과 현주엽은 3개월 근신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축구 대표팀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2007년 인도네시아 아시안컵 당시 베테랑 선수 4명이 숙소를 무단이탈해 유흥업소(룸살롱)에서 여성 종업원과 함께 음주를 즐긴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주동자로 드러난 이운재에게 국가대표 자격정지 1년과 축구협회 주최 대회 출전정지 3년, 사회봉사 80시간의 징계를 내렸고, 가담자인 이동국·우성룡·김상식에게 국가대표 자격정지 1년과 축구협회 주최 대회 출전정지 2년, 사회봉사 40시간을 명령했다.

농구 대표팀은 '무단이탈'했다는 점, 축구 대표팀은 '무단이탈'과 함께 '유흥업소 출입'이라는 점으로 중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WBC 음주 논란의 경우 위 선례들과 조금 차이가 있다. 일단 선수들이 이동일인(3월7일)과 휴식일 전날(3월10일)에만 음주를 했으며, 선수들의 자유가 보장된 날에 술자리를 가진 것이라면 '무단이탈'이 아니다. 또한, 음주 장소가 유흥업소가 아닌 스낵바였다는게 맞다면 도덕적으로도 문제되지 않는다.

징계를 내릴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다만, KBO 규약에서 선수들은 대표 소집 기간 중 국가대표로서의 명예와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규정의 위반 소지가 있다. KBO 규약 151조에는 각종 범죄 행위와 더불어 관중에 대한 비신사적 행위, 리그 비방, 명예훼손 등 반사회적 행위로 인한 사회적 물의 등이 적시돼 있으며, 예시되지 않은 품위손상행위는 이 표의 예에 준하여 적절한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상벌위원회는 해당 규약에 근거해 국제대회 중 국가대표로서 술자리를 가져 명예를 실추시키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을 이유로 징계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 

과연 상벌위원회가 어떠한 판단을 할지, 이번 사태로 야구팬들의 공분을 산 세명의 선수들이 징계를 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김민지 기자 mjkim01@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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