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집참사 막는다” 도쿄 최대 번화가에 AI 카메라 100대

김동현 기자 입력 2023. 6. 7.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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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 데이터 입체적 수집… “핼러윈 등 대비 경비인력 배치 최적화”
일본 도쿄 시부야구 스크럼블 교차로가 인파로 붐비고 있다./교도 연합뉴스

일본 도쿄의 대표적인 번화가 시부야구에 다음 달 AI(인공지능) 카메라 100대가 설치된다. 보행자들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핼러윈(10월 31일) 등 거리에 인파가 몰리는 기간에 기민하게 대처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5일 시부야경제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 시부야구 당국과 사단법인 시부야미래디자인·시부야재개발협회 및 AI 개발사 ‘인텔리전스 디자인’ 등 민관이 합동한 ‘시부야 데이터 컨소시엄’은 오는 7월 시부야역 인근 주요 상업 시설과 도로에 AI 카메라 100대를 설치한다. 평소에도 사람이 몰리는 시부야역 인근 거리를 8갈래로 나누어 촘촘히 카메라를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시부야구는 새로 설치할 AI 카메라를 통해 보행자들의 밀집도와 이동 방향, 체류 시간 등을 수집하기로 했다. 이 정보를 활용해 핼러윈, 연말연시 등 거리에 사람이 들어찰 때를 대비한 경비 인력 배치 전략을 발 빠르게 짜고 안전사고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저출산·고령화로 경비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AI 경비’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시부야구는 상인회 격인 시부야재개발협회와 함께 1968년부터 4년에 한 번씩 시부야역 인근 보행자 조사를 해 왔다. 가게에 부착한 방범용 카메라를 활용했는데, 조사 주기가 지나치게 긴 데다 카메라가 낡아 화질이 들쑥날쑥이고 자료 분석에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새롭게 설치되는 AI 카메라는 보행자 유무와 이동 방향 정도만 파악 가능한 기존의 카메라와 달리 보행자의 연령·복장·소지품·동작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실시간으로 포착해 분석한다. 카메라 자체가 AI이기 때문에 데이터 실시간 분석이 쉽고, 한 카메라에서 다른 카메라가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면 그쪽에 있는 카메라와도 자료를 공유해 입체적인 동선 분석도 가능하다. 보행자의 소지품을 인식해 칼 등 위험한 물건이 포착될 경우 방범 업체에 즉각 신고도 가능하다. 시부야경제신문은 “이 카메라들을 통해 얻은 구역별 혼잡도는 지진 등 재해가 발생했을 때 인파의 대피 경로를 짜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시부야는 하루 지하철역 승하차 인원이 300만명에 육박하는, 도쿄의 최대 번화가다. 그만큼 인파에 의한 사건·사고도 잦다. 예를 들어 2018년 핼러윈에 취객 10여 명이 거리에 있는 차량과 기물을 때려 부수는 일이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당국은 즉각 핼러윈 등 인파가 몰리는 기간에 차량 운행을 중지하고 길거리 음주를 금지하는 조례를 시행했다. 이번 시부야구가 내놓은 대책도 인파가 몰릴 연말 시즌을 앞두고 일찍이 사고 대비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시부야에 설치될 AI 카메라는 2018년 5월 설립된 일본 AI 개발 업체 ‘인텔리전스 디자인’이 제작한 ‘에지 AI 카메라’다. 사람이 일일이 영상을 확인해야 하는 기존 방범용 카메라와 달리, 스스로 정보를 분석해 신고 등으로 대처할 수 있다. 한 대당 설치 비용은 실내용 20만엔(약 190만원), 옥외용 30만엔이다.

시부야구는 평시(平時)에 이 카메라를 상권 분석용으로 활용해, 카메라 설치에 협조해주는 시부야 일대 가게에 제공할 방침이다. 음식점이 몰려 있는 거리에서 수집된 유동인구의 특징에 대한 데이터 분석 자료를 자영업자가 받으면 계절·시간대에 맞춘 효율적인 종업원 배치, 식재료 준비 등이 가능해진다. 오가는 사람들의 성별과 연령대를 파악해 전광판 광고를 이들에게 최적화할 수도 있다.

일각에선 AI 카메라들이 보행자들의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해 침해할 수 있다는 이른바 ‘빅브러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시부야구는 이에 대해 “촬영된 사진과 영상은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고 나서 즉시 파기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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