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현진의 돈과 세상] [126] 예금보호제도의 탄생
병법 삼십육계 중 세 번째는 차도살인(借刀殺人)이다. 남의 칼로 사람을 벤다는 뜻이다. 우리 속담 ‘손 안 대고 코 푼다’와 같다. 그것이 한 사람에게는 생활의 지혜가 될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게 행동하면 커다란 문제가 생긴다. 아무도 비용을 신경 쓰지 않음으로써 소중한 자원이 낭비된다. 환경오염이 대표적인 사례다.
1933년 3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라디오 생방송에 출연해 “대공황 때문에 무너져버린 금융 시스템을 복구하기 위해 예금보호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말할 때 시민들은 ‘손 안 대고 코 풀기’를 떠올렸다. 없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거둬 부자들의 재산을 지키는, 미친 제도라고 받아들였다. 전문가들은 도덕적 해이를 부른다고 비판했다.
개인의 자유를 강조하는 미국에서 예금 계약은 대표적인 민간의 영역이다. 다른 나라와 달리 미국에만 우체국 예금이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보험도 마찬가지다. 1883년 비스마르크가 세계 최초로 공공의료보험을 도입한 뒤 웬만한 선진국들이 그 뒤를 좇았지만, 미국은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러니 미국 정부가 세계 최초로 예금보호제도를 들고나왔을 때 저항이 큰 것은 당연했다. 그러자 카터 글라스 상원의원과 헨리 스티걸 하원의원이 꾀를 냈다. 아무 반대가 없는 연방준비제도법(중앙은행법)을 개정하면서 뒷부분에 예금보험제도를 슬쩍 끼워 넣었다. 그 법을 ‘글라스-스티걸법’이라고 하는데, 분명 꼼수였다.
1933년 6월 글라스-스티걸법에 따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세워졌다. 꼼수로 출발한 예금보호제도가 이제는 ‘내 돈 내 산’ 즉, ‘내가 낸 돈으로 내가 산’ 보험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에는 예금보호제도를 연구한 사람들에게 노벨 경제학상이 수여되고, 올해는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 해결에 예금보호제도가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1996년 6월 우리나라에서 예금보험공사(KDIC)가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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