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줄여도 2050년 북극 해빙 소멸”
온실가스 배출 계속되면 예상보다 10년 빨리 소멸
각국이 탄소 중립 정책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도 2050년 북극 해빙이 소멸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현재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 추세가 계속되면 2030년 해빙이 완전히 사라진다고 예상했다. 북극 해빙 감소는 폭염과 가뭄 같은 이상기후 발생 빈도를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포스텍 민승기 교수·김연희 연구교수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7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저감 노력과 무관하게 2030~2050년 여름철에 북극 해빙이 소멸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북극 해빙이 사라지는 시기가 기존 예상보다 10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됐다고 했다.
북극 해빙은 지구 기온이 상승하면서 빠르게 감소해 왔다. 2000년 이후에는 감소 폭이 더욱 커졌다. 해빙 감소는 북극 온난화를 가속하고 탄소 순환을 변화시키는 등 인간 사회와 자연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중위도 지역의 폭염과 가뭄 같은 이상기후 발생 빈도를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연구팀은 북극 해빙 감소에 대한 인간 기여도를 분석하고 향후 변화를 예측하기 위해 1979년부터 2019년까지 41년간의 관측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사용해 다중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을 했다.
그 결과 북극 해빙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인위적인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확인됐다. 반면 에어로졸과 태양 및 화산활동 같은 자연 요인이 북극 해빙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예측에 사용된 기존 기후 모델들이 온실가스 증가가 북극 해빙에 미치는 영향을 전반적으로 과소평가했음을 확인하고 이를 이용해 미래 예측 시뮬레이션 값을 보정했다.
그러자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 추세가 계속되면 2030년 9월 북극 해빙이 모두 사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더라도 2050년에는 북극 해빙이 소멸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탄소 중립과 무관하게 북극 해빙이 사라질 수 있음을 처음으로 제시한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 감소 시나리오에서는 여름철 북극 해빙이 소멸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던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내용과도 대조된다.
민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북극 해빙 소멸이 IPCC 예측보다 더 빨라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탄소 배출 저감 정책과 함께 북극 해빙 소멸로 인한 다양한 기후변화 영향을 평가하고 적응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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