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는 '다자외교 꽃'…北압박 한미일 공조에 힘 실릴 듯

오수진 입력 2023. 6. 7.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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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치외교 실현 최적 기회…글로벌 현안 적극 참여 기능
상임이사국 분열 속 북핵 공동 대응 한계 뚜렷 지적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출하는 유엔총회 회의 (뉴욕 EPA=연합뉴스) 지난해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출을 위한 유엔총회 회의가 열리고 있는 모습. leekm@yna.co.kr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한국이 6일(현지시간) 2024∼2025년 임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자리를 확보함으로써 향후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는 한미일 3각 공조에 한층 더 힘이 실릴 전망이다.

'다자외교 활동의 꽃'인 안보리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만큼 현 정부가 강조하는 가치 외교를 펼칠 최적의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은 이날 미국 유엔본부에서 열린 비상임 이사국 선출을 위한 유엔총회 선거에서 당선돼 내년부터 2년간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의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진출은 1996∼1997년, 2013∼2014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안보리는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상임이사국 5개국과 대륙별로 할당된 임기 2년의 비상임이사국 10개국으로 구성되며 전 세계 평화·안전 유지에 일차적 책임이 있는 유엔 최고 의사 결정 조직이다.

유엔 회원국은 안보리 결정을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처럼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막강한 권한을 지닌 안보리는 경제 제재와 같은 비무력 조치는 물론이고 무력 사용이 가능한 강제 조치도 회원국에 내릴 수 있다.

평화유지군 활동, 유엔 회원국 가입 추천, 유엔사무총장 임명 추천, 국제사법재판소 재판관 선출 역할도 모두 안보리 이사국이 수행한다.

공식회의, 협의, 보충적 비공식 논의 등 안보리 모든 회의에 참여할 수 있고 결의 등 안보리 실질 결과물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자국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은 안보리 이사국에 주어진 가장 큰 이점이다.

무엇보다 한국은 내년부터 안보리에서 한반도 문제 당사국으로서 북한 관련 결의, 의장성명 문안 작성을 주도하며 북한 무력 도발의 불법성을 선명하게 강조할 수 있게 됐다.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2023∼2024년 비상임이사국인 일본과 밀착 공조를 통해 북한 도발을 억제할 더 강한 압박 시그널을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간 한국은 안보리 이사국이 아니었던 탓에 북한 도발 관련 회의에 이해당사국으로만 참여해 왔다. 이해당사국은 공식회의 가운데 토의(Debate)와 같은 일부 공개회의만 참여할 수 있어 한계가 있었다.

[그래픽]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구성 국가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유엔 안보리 구성국가와 2024-2025 임기 비상임이사국 후보들. yoon2@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안보리 이사국 수임은 다양한 국제 안보·평화 이슈에 한국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한국은 이번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 선거를 준비하며 선거 공약으로 ▲ 평화유지(PKO)·평화구축에 대한 기여 ▲ 여성과 평화 안보에 대한 기여 ▲ 사이버안보에 대한 기여 ▲ 기후변화 극복에 대한 기여 등 네 가지 중점 과제를 제시했다.

정부는 공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가치 외교 실현을 위해 자유, 인권, 법치 등의 원칙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최동주 한국유엔체제학회장은 "한국 가치 외교의 방향에 관해 생각해볼 때 다자체제 적극적 관여와 개입은 매우 효율적"이라며 "권위주의 국가들이 내정 간섭을 이유로 반대할 여지를 최소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이 비상임 이사국으로 활동해도 북한 도발 문제에 있어 안보리 공동 대응을 견인하는데 한계가 뚜렷하다는 주장이 있다. 거부권을 가진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최근 서방과 중러로 분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안보리 이사국으로서의 모든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전 세계 다양한 이슈에 관심을 쏟고 이를 다룰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점도 과제다.

안보리 이사국은 알파벳 순서로 돌아가며 의장국을 수임하는데 비상임 이사국이 되면 임기 내 한두차례 안보리 의장국으로 활동한다. 또 일부 안보리 산하 위원회 의장국도 맡아야 한다.

실제 한국은 2013∼2014년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 활동할 당시 두차례 안보리 의장국을 수임했으며 소말리아·에리트레아 제재위원회 의장국으로도 활동했다.

의장국이 회의 일정 등을 조율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이 그간 상대적으로 관심이 소홀했던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 이슈도 면밀히 주시해야 하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원활한 안보리 활동을 위해 주 유엔대표부 내 안보리 총괄팀 구성 등 비상임 이사국 수임 준비에 조만간 착수할 계획이다. 비상임 이사국 당선국은 통상 5개월 전부터 안보리에 회람되는 모든 문서를 받아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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