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경로당 안 갈란다”

이수영 2023. 6. 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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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70대 남성은 경로당의 막내다.

쉬러 경로당에 갔는데, 잡다한 일만 하고 돌아온다.

시골로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는 60대 후반 남성은 경로당을 찾았다.

"어머니 보러 오셨나요" 그는 이후로 다시는 경로당을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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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70대 남성은 경로당의 막내다. 형들이 술 담배와 라면 심부름을 시켜 짜증이 난다. 한두 번이 아니다. 쉬러 경로당에 갔는데, 잡다한 일만 하고 돌아온다. 결국 발길을 끊었다. 시골로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는 60대 후반 남성은 경로당을 찾았다. 안에 있던 90대 할머니가 묻는다. “어머니 보러 오셨나요” 그는 이후로 다시는 경로당을 가지 않았다. 요즘 인터넷을 떠돌고 있는 경로당 에피소드다. 다소 과장되긴 하지만 고령화 시대의 현주소를 확인하게 한다. 유머로 넘기기엔 현실과 너무 가깝기 때문이다.

강원도는 고령화의 그늘이 더 어둡다. 출생아 수 급감으로 어린이집은 문을 닫고, 그 자리에 요양시설이 들어서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해 도내 합계출산율은 0.97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강원도 노령화지수는 2024년에 250.6%로 늘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강원도는 이미 2020년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고, 오는 2030년 10명 중 3명은 고령인구에 속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순유입 인구도 감소해 지역은 소멸 위기를 맞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고육지책을 쓰고 있다. 청년기본법에서의 청년은 만 19세~만 34세이지만, 태백시와 평창군, 정선군은 청년의 나이 상한을 높였다. 태백과 평창은 만 49세까지를 청년으로 보고 있으며, 정선은 만 45세까지로 규정했다.

한편으로 고령화의 가속화와 출산율 저하는 마을의 붕괴를 예고한다. 지난해 소멸위험 읍·면·동이 146곳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동화 위기는 춘천·원주·강릉 등 도내 ‘빅 3’지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농산어촌에서 지역 공동화가 급속히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시골 마을이 활력을 잃은 지는 오래다. 논밭은 있지만 대를 이어 농사지을 사람이 없다. 마을의 소멸이 성큼 다가왔다. 흙냄새 나고 정 넘치던 동네는 점점 사라지고, 콘크리트와 아스콘으로 만들어진 삭막한 도시만 남게 되는 건 아닐까.

이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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