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출현 F-16 전투기의 음속 비행…미국 수도 ‘깜짝’
[앵커]
미국 수도 워싱턴 D.C. 에서 당국 허가를 받지 않은 경비행기 비행에 미군이 전투기까지 출격시켰습니다.
음속비행 소리에 놀란 주민들 신고까지 빗발쳤는데 경비행기는 결국 추락했고, 미국 정부는 사고 원인을 조사 중입니다.
워싱턴 이정민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던 미국 수도 워싱턴 DC 인근 지역, 갑자기 알 수 없는 소음이 들립니다.
놀란 사람들의 신고가 이어졌습니다.
[척 마틴/페어팩스 주민 : "집이 흔들렸고, 창문이 덜컹거렸고, 다시 잠잠해졌습니다. 우리는 약간 겁에 질렸었어요."]
굉음의 정체는 미군 전투기 F-16이 음속 비행을 하며 낸 소리.
주요 안보 시설이 밀집한 워싱턴 D.C를 경비행기 한 대가 허가도 없이 비행하는 걸 발견하고 출격한 겁니다.
경비행기는 테네시주에서 뉴욕으로 이동하던 중 갑자기 방향을 바꿔 워싱턴 D.C.로 들어오며 미군에 포착됐습니다.
출격한 전투기가 수 차례 교신을 시도했지만 응답도 없었습니다.
[F-16 전투기 교신 음성 : "무장한 전투기가 경계 중입니다. 즉각 응답하십시오."]
추격을 받으면서도 계속 비행하던 경비행기는 결국 인근 산악 지역에 추락했습니다.
경비행기는 한 중고차 거래업체 CEO의 소유로 밝혀졌는데, 타고 있던 그의 딸과 손녀, 유모와 조종사 등 4명은 모두 숨졌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운항 상태에서 경비행기 조종사가 이미 쓰러져있는 게 출격한 F-16전투기에 목격됐다며, 기내 압력 저하로 산소가 부족해 조종사가 의식을 잃었고 연료가 떨어질 때까지 자동조종장치로 비행한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조사엔 3주 넘게 걸릴 전망입니다.
[애덤 게르하르트/미 교통안전위원회 항공 안전 조사관 : "잔해가 심하게 부서져 있고, 사고 지역도 인적 드문 산악 지형입니다. 조사하기 상당히 까다로운 사고 지역입니다."]
미국 정부는 사망자를 애도한다면서도, 전투기 출격은 규정에 맞게 이뤄졌다며 경비행기 추락과도 관계 없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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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기자 (ma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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