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3%대까지 떨어져…인기 식은 4%대 특례보금자리론

유희곤 기자 2023. 6. 6.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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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액 지난달 말까지 24조9000억
1월 출시 9일 만에 10조 넘은 후
2월 11조·3월 8조·4월 5조 ‘감소세’
시중 대출금리 대비 사라진 이점
조달금리 높아 인하 여력도 안 보여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저 연 3%대까지 떨어지면서 출시한 지 4개월 넘게 4%대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특례보금자리론 신청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례보금자리론 재원인 주택저당증권(MBS)의 발행금리가 최근 오름세를 보이면서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특례보금자리론의 매력도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6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특례보금자리론의 유효 신청액은 지난달 말까지 약 24조9000억원(약 10만6000건)으로 집계됐다. 총 신청액 36조7000억원(16만1000건)에서 주택 가격 등 자격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신청을 제외한 금액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9억원 이하 주택을 담보로 소득에 관계없이 5억원까지 빌리는 장기고정금리 분할상환 대출로 1주택자(일시적 2주택자)만 신청 가능하다. 올해 한시적으로 공급되는 특례보금자리론의 목표 공급액은 39조6000억원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지난 1월30일 상품을 출시한 후 9일(7영업일) 만에 10조5100억원이 접수되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2월 11조6000억원, 3월 8조1000억원, 4월 5조3000억원으로 신청액이 매달 3조원가량씩 줄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규 상품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4년 전 폭발적인 인기를 끈 안심전환대출과 차이가 있다. 변동금리 상품을 연 1~2%대 장기 고정금리로 바꿀 수 있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2019년 9월 2주 동안 73조9000억원(63만5000건)이 신청됐다. 공급목표인 20조원의 3.7배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특례보금자리론 인기가 시들해진 데에는 시중은행과 비교해 대출금리가 싸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가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기준 4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의 고정형(혼합형) 주택(아파트)담보대출 금리는 연 3.88~5.67%이다. 차주는 대부분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해 금리 하단을 적용받는 경우가 많다.

반면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우대형(주택 6억원 이하·부부 소득 연 1억원 이하)이 4.05~4.35%, 일반형(주택 9억원 이하·소득 연 1억원 초과)이 4.15~4.45%(각 전자약정 기준)이다.

금융위원회가 특례보금자리론 세부조건을 발표한 지난 1월11일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4.36~6.07%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더 빨리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당초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우대형 4.55~4.85%, 일반형 4.65~4.95%였으나 은행 상품과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출시 직전인 지난 1월26일 0.50%포인트 낮췄다.

금융당국과 주택금융공사는 매달 말 다음달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발표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출시 당시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조달금리가 낮아져야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도 인하 여력이 생기지만 MBS 발행금리는 올 초 연 4.768%에서 지난 3월 3.925%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 4.575%까지 올랐다.

반면 시중은행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지표인 은행채(5년물) 금리는 올 초 연 4.761%에서 지난 4월 3.810%까지 하락한 후 지난 5일 4.104%를 기록했다. 여기에 정치권과 금융당국 등의 압박으로 은행들은 가산금리는 낮추고 우대금리는 높이면서 대출 금리 인상을 자제하고 있다.

그럼에도 특례보금자리론의 최대 만기(50년)가 시중은행보다 5~10년 더 길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 등은 장점으로 꼽힌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는 점도 고려할 만하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 신청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수요가 꾸준해 한도 증액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당국과 협의 중”이라면서 “7월 금리는 조달금리, 공사의 재무건전성,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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