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뒤 대선 풍향계’ 멕시코주 지사 선거, 94년 만에 좌파 승리
1년 앞으로 다가온 멕시코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멕시코주 지사 선거에서 94년간의 우파 장기 집권을 끝내고 좌파 성향의 여당이 승리했다. 보수 텃밭이자 대선 풍향계 역할을 해온 지사 선거에서 좌파가 승리하면서 멕시코 정치지형이 사실상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멕시코 매체 엘우니베르살과 엘파이스 등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멕시코주 지사 선거에서 집권당 국가재건운동(모레나) 소속 델피나 고메스 후보가 52%의 득표율로, 44%를 기록한 제도혁명당(PRI) 소속 알레한드라 델 모랄 우파 연합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이로써 보수 텃밭 멕시코주에서 94년 만에 좌파 정당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또 멕시코주 최초로 여성 주지사가 탄생하게 됐다.
2017년 주지사 선거에서는 고배를 마신 고메스 당선인은 선거 후 “그동안 100년 가까운 부패와 방치의 역사가 이어졌지만, 이제 시대가 변하게 됐다”며 “주어진 위대한 임무를 책임과 자부심을 가지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고메스 당선인이 소속된 모레나는 창설 10여년 만에 대통령 선거와 멕시코주 지사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며 명실상부하게 멕시코의 지배적인 정당으로 자리 잡게 됐다.
이번 선거는 멕시코의 보수 정당 세력 약화와 정치지형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패배한 PRI는 멕시코에서 가장 오래된 정당으로, 1929년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멕시코주 지역을 장악해왔다. 2000년까지 71년 동안 대통령을 배출하며 집권당 자리를 지켜왔다. 거의 한 세기 동안 멕시코의 지배 정당으로 자리 잡았던 PRI가 지난 대선에서 패한 데 이어 멕시코주 주지사 자리까지 뺏기면서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번 승리로 집권당은 멕시코 32개주에서 21개주를 장악하게 됐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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