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의 틈’ 사이서 존재감 찾는 유승민
연일 여야 싸잡아 비판 메시지
보수 대안 부각·중도 끌어안기
유승민 전 의원(사진)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정책에 잇따라 날 세운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통령도 강하게 비판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진영 내 대안으로 존재감을 높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 전 의원은 지난달 말부터 이틀에 한 번꼴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발언 및 핵심 정책을 직격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지난달 25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관한 정부 대응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 결과만 그대로 믿을 생각이면 시찰단은 왜 파견했냐”고 지적했다. 이틀 후엔 윤 대통령이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을 두고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저출산 해결의 묘약인 양 맹신하는 건 우스운 일”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사회보장 전략회의를 주재한 지난달 31일에는 “정부의 복지정책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심히 걱정된다”고 적었다. 지난 3일에는 “표를 잃는 한이 있어도 과감하게 개혁을 하겠다 같은 뻥은 그만 치면 좋겠다”고 일갈했다.
민주당에도 날을 세웠다. 지난 5일 이래경 혁신위원장 임명에 “자폭의 길을 간다”고 했다. 같은 날 “경제학을 전문가에게 맡겨두면 우리 운명은 휘둘린다”는 문 전 대통령 발언에 “경제학을 거론할 자격이나 있느냐”고 비난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해 6·1 지방선거 경기지사 당내 경선에서 낙선하고, 당원투표 100%로의 규칙 개정으로 지난 3·8 전당대회 출마가 좌절되는 등 시련을 겪고 있다. 강대식·신원식 등 유승민계로 불리던 의원들이 친윤석열계로 돌아서 당내 기반도 약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제되면서도 속 시원한 SNS 메시지로 정치적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에 실망한 유권자에게 대안 정치인으로 자리 잡으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총선 패배 위기에 몰렸을 때 구원투수로 등장하거나 신당 창당을 도모하려 해도 중도층에게 존재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 차기 대선 주자로서 입지를 다지는 포석이기도 하다. 유 전 의원의 한 측근은 6일 “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 체제가 무너지고 양당 생존 싸움이 벌어질 때 정치적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본게임은 올해 가을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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