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들썩였다…오승환, 한미일 500세이브 달성한 날

김경윤 2023. 6. 6.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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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후 18년 2개월 만…NC전 마지막 투수로 나서 대기록
오승환 '한미일 통산 500 세이브'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6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9회초 삼성 오승환이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를 달성하고 삼성 강민호와 포옹하고 있다. 2023.6.6 psik@yna.co.kr

(대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2023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삼성이 9-6으로 앞선 8회말, 삼성의 공격이 마무리되자 관중석을 가득 메운 삼성 팬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경기장엔 오승환(40)의 등장곡인 그룹 '넥스트'의 '라젠카 세이브 어스' 멜로디가 울려 퍼졌고, 관중들은 오승환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삼성의 마지막 투수로 나선 오승환은 담담하게 공을 던졌다.

선두 타자 손아섭을 상대로 직구 2개를 연달아 던진 뒤 3구째 직구를 얻어맞아 중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표정은 미동조차 없었다.

그는 후속 타자 서호철에게도 초구 직구를 던진 뒤 2구째 커브로 2루 직선타를 유도했다.

천재환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오승환은 마지막 타자 제이슨 마틴을 1루 땅볼로 유도했고, 직접 베이스 커버에 들어가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밝게 웃었다.

동료 선수들은 오승환에게 다가가 대기록을 축하했다. 오승환은 강민호를 안고 감격에 젖었다.

관중들은 모두 일어나 오승환을 연호했다.

오승환은 이날 경기를 마무리하면서 최초의 한·미·일 프로야구 개인 5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2005년 4월 3일 대구시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프로야구 1군 데뷔전을 치른 지 6천638일, 18년 2개월 3일 만이다.

오승환은 이 기간 KBO리그 삼성과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 소속으로 총 988경기에 출전해 500세이브를 달성했다.

한국에서 378세이브, 일본에서 80세이브를 올렸고, 미국에선 42개의 세이브를 수확했다.

2005년 신인 시절 오승환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실 오승환의 출발은 다른 선수들보다 다소 늦었다.

오승환은 고교 1학년 때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야수로 전향했고, 200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프로 구단들의 외면을 받았다.

단국대에 진학한 오승환은 다시 마운드에 섰고, 남들보다 4년이 늦은 2005년 신인드래프트(2차 지명 전체 5순위)를 통해 삼성에 입단했다.

오승환은 프로 입단 첫해부터 보란 듯이 리그를 평정했다. 당시 삼성을 이끌던 선동열 전 감독은 그의 재능을 높게 평가해 그해 7월 팀 마무리투수로 중용했다.

오승환은 그해 10승 1패 11홀드 16세이브 평균자책점 1.18의 성적을 올렸다.

이후 오승환은 흔들림 없이 '세이브의 역사'를 써 내려갔다.

오승환은 강한 악력으로 던지는 직구와 특유의 간결한 투구 폼으로 상대 타자를 압도했다.

특히 엄청난 회전력을 자랑하는 직구는 그 누구도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돌직구'라는 별칭은 훗날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신조어가 되기도 했다.

오승환은 2006년 아시아 단일리그 최다 세이브 기록(47세이브)을 세웠고, 2007년 9월 18일엔 KIA 타이거즈를 제물로 KBO리그 역대 최소경기 100세이브 기록(180경기)을 달성했다.

2009년 5월 5일 한화와의 경기에선 최연소·최소경기 150세이브 기록(26세 9개월 20일·254경기)을 세웠다.

2011년 8월 12일 KIA전서 올린 KBO리그 최연소·최소경기 200세이브(29세 28일·334경기), 2012년 7월 1일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전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228세이브)도 오승환이 거둔 수많은 이력 중 하나다.

한신 타이거스 시절 오승환 [연합뉴스 자료사진]

KBO리그를 평정한 뒤 진출한 일본 무대에서도 역사는 이어졌다.

2014년 한신에 입단한 오승환은 그해 7월 21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의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전에서 한·일 통산 300세이브째를 챙겼다.

그해 39세이브를 올리며 선동열 전 감독이 1997년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기록한 38세이브를 넘어 한국인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고, 그해 클라이맥스시리즈 6경기에 모두 등판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상까지 받았다.

오승환은 2015년 41세이브를 올려 2년 연속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오른 뒤 MLB 무대를 밟았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시절 오승환 [AFP=연합뉴스]

MLB에서도 오승환은 승승장구했다.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고 2016년 7월 3일 부시스타디움에 오른 오승환은 밀워키 브루어스 전에서 MLB 개인 첫 세이브를 마크했다.

이후 2019년 9월까지 MLB에서만 총 42세이브를 올렸다.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는 한국에 복귀한 2020년 6월 16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세웠고, 그해 8월 14일 두산전에선 408번째 세이브로 일본 이와세 히토키가 갖고 있던 아시아 최다 세이브(407세이브)까지 깼다.

지난해에도 31세이브를 거둔 오승환은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지만, 지난 달 3일 키움전에서 데뷔 19년 만에 첫 선발 등판하는 등 회복 과정을 거치며 다시 마무리로 복귀했다.

5월 19일 NC전, 5월 31일 SSG 랜더스전, 이달 2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497, 498, 499번째 세이브를 거둔 오승환은 이날 그 누구도 범접하지 못했던 500번째 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오승환 한미일 세이브 기록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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