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열세 살, 마지막 어린이들의 우정과 위로

전하연 작가 2023. 6. 6.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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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초등학교 6학년은 어린이라고 불리는 마지막 시기기도 하죠.


청소년기를 눈앞에 둔 열세 살 어린이들이 각자 다른 속도로 걸으면서, 세상과 만나는 이야기가 출간됐습니다.


10대들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가이기도 하죠.


<열세 살 걷기 클럽> 김혜정 작가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서현아 앵커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혜정 어린이청소년 문학가 

안녕하세요. 어린이를 위한 동화와 청소년을 위한 소설과 에세이를 쓰고 있는 작가 김혜정 어린이청소년 문학가입니다.


이제까지 쓴 동화로 '열세 살의 걷기 클럽', '헌터걸', '맞아 언니 상담소'가 있고, 청소년 소설로 '오백 년째 열다섯', '하이킹걸즈', '다이어트 학교', 청소년 에세이로 '고민해서 뭐할 건데?', '다행히 괜찮은 어른이 되었습니다'가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여러 가지 개성 있는 작품들을 많이 남기셨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첫 소설을 낸 뒤,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계십니다.


처음에 작가가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김혜정 어린이청소년 문학가

어렸을 때부터 이야기를 정말 좋아했어요. 


만화책, 영화, 드라마, 동화, 소설 등 가리지 않고 이야기에 빠져 살았어요.


맛있는 음식을 먹다 보면 음식을 만들고 싶어지잖아요.


그것처럼 재밌는 이야기를 읽다보니까 저도 그런 이야기를 만들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쓴 '가출일기'라는 소설을 여러 출판사에 투고해 출간까지 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정식 작가가 된 건 10년 뒤예요. 공모전에서 10년 동안 100번을 떨어진 다음 '하이킹걸즈'로 상을 받고 작가가 되었어요.


서현아 앵커

특히 작가님께서는 주로 10대들의 이야기를 쓰고 계십니다.


이유가 있을까요?


김혜정 어린이청소년 문학가

십대 인물들을 정말 좋아해요.


현실에서도 어른들은 잘 바뀌지 않잖아요.


이야기 속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인물이 변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변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십대 인물들은 정말 많이 변해서 쓰는 입장에서 너무 재밌거든요.


그래서 판타지나 SF 등 다양한 장르에 십대 인물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서현아 앵커

10대들에게 아주 변화무쌍한 매력이 있어서 주로 다루고 계시다는 설명이신데요.


이번에는 13살 아이들 이야기죠, 13살의 걷기 클럽이라는 책을 펴내셨습니다.


어떤 책입니까? 


김혜정 어린이청소년 문학가 

열세 살 어린이 네 명이 어쩌다가 걷기 클럽을 결성해 일 년 동안 함께 걸으며 성장하는 이야기예요.


전혀 친하지 않고, 성격이 너무 다른 네 명의 아이들이 걸으면서 자신의 속마음을 터놓고 친구의 고민에 귀를 기울여요.


주인공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저도 더 건강한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서현아 앵커 

다양한 운동이 있는데 특히 걷기에 주목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김혜정 어린이청소년 문학가

제가 걷는 걸 정말 좋아하거든요.


제 등단작인 '하이킹 걸즈'라는 작품도 걷기가 소재예요.


그 작품은 소년원에 가는 대신 1,200km의 실크로드 도보여행을 하는 소녀들의 이야기랍니다.


보통 운동 소재 이야기라고 하면 축구나 야구, 수영 같은 걸 떠올리는데, 걷기도 충분히 운동클럽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사실 제가 학창 시절에 한 유일한 운동이 걷기였거든요.


그때 친구들과 노래를 부르고 수다를 떨며 한 시간씩 걷기도 하고, 혼자 걸으며 이런 저런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걷기 클럽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했던 것 같아요.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시는 구절이 어디인지 좀 시청자들과 공유해 주실 수 있을까요?


김혜정 어린이청소년 문학가

"걷기는 이기고 지는 운동이 아니다. 천천히 걷고 싶으면 천천히 걸을 수 있다. 앞서 걷는 사람을 꼭 따라잡을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이렇게 함께 손을 잡고도 걸을 수 있다. 난 강은이와 혜윤이와 재희와 함꼐 걸을 수 있어서 좋았다."


주인공 윤서가 처음에 걷기클럽을 만들게 된 건 그 어느 클럽에도 들어가고 싶지 않아서였거든요.


그런 윤서가 1년 동안 걸으며 이런 생각을 하게 돼요.


그래서 저는 이 부분을 가장 좋아해요.


서현아 앵커

네 함께 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하는 걷기 운동, 그런데 이 걷기 클럽의 아이들은 가정폭력이나 또 학교 폭력을 당하는 친구들을 도와주려다가 또 뜻하지 않게 어려움을 겪게 되기도 하는데요.


이 부분에서 전하고 싶은 어떤 메시지가 있으셨습니까?


김혜정 어린이청소년 문학가

어린이와 어른이 같은 사건을 동시에 겪었을 때 마음의 상처로 남는 건 똑같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어른은 그 사건이 성격에 영향을 주지 않는대요.


어른은 성격이 이미 완성되었으니까요.


반대로 어린이는 겪은 일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고 해요.


어린이들이 밝고 좋은 것만 경험하고 살 수 없어요.


세상 자체가 그렇지 못하니까요.


어린이들이 잘못된 것, 옳지 않은 것을 맞닥트렸을 때 "틀렸어요", "잘못됐어요", 라고 말하고 그걸 지지받는 경험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옳은 일을 한다고 다 칭찬받지 못해요. 친구를 잃을 수도 있고, 미움을 받을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아이들이 스스로의 행동에 확신을 갖게 되는 과정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서현아 앵커

특히 이 작품을 통해서 13살 어린이들에게 하시고 싶으셨던 말씀도 있으셨을까요?


김혜정 어린이청소년 문학가

열세 살 어린이들은 마지막 어린이들이예요.


초등학교에 강연을 가면 1학년과 6학년의 차이가 너무 커서 놀라요.


6년 동안 어린이들이 정말 많이 성장하더라고요.


그동안 어린이로 잘 자라주어서 기특하다고 칭찬해 주고 싶어요.


그런데 미안하게도 이제 곧 시작되는 청소년은 더 힘들 테니 각오하고, 잘 버텨달라고 응원하고 싶어요.


서현아 앵커

위로와 응원을 담은 메시지 마지막 어린이들에게 어떤 칭찬과 응원을 보내고 싶다는 말씀이셨는데요.


그렇다면 앞으로 작가님 계획은 어떤 모습일까요?


김혜정 어린이청소년 문학가

제가 5년 전에는 쓰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글을 쓰고 싶어요.


작가가 된 지 15년이 되었는데 아직도 글쓰기가 재밌고 신나요.


그건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발견하고 만들어가는 새로움 덕분이더라고요.


학교 강연을 가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저를 아이들이 신기하게 여겨요.


앞으로도 계속 작품 활동을 해서 충분히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먹고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서현아 앵커

네 가장 중요하죠.


꿈도 고민도 많은 시기입니다.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든든한 힘이 되는 메시지 공유해 주셨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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