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 주교단, 북녘과 가장 가까운 JSA성당 첫 방문

장재선 기자 2023. 6. 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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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주교주교회의 주교단이 북녘과 가장 가까운 성당인 JSA성당을 처음으로 공식 방문해 한반도 평화의 염원을 표현하는 의식을 치렀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 따르면, 주교단은 현충일인 6일 북한 개성에서 약 4㎞ 거리에 있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JSA 성당에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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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성서 4㎞ 떨어진 성당 찾아가 기도

"이 땅에 잃어버린 평화를 되찾게 하소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주교들이 JSA 성당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주교단이 북녘과 가장 가까운 성당인 JSA성당을 처음으로 공식 방문해 한반도 평화의 염원을 표현하는 의식을 치렀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 따르면, 주교단은 현충일인 6일 북한 개성에서 약 4㎞ 거리에 있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JSA 성당에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를 올렸다. "평화를 바라시는 주님, 이 나라 이 땅에 잃어버린 평화를 되찾게 하소서. 한 핏줄 한 겨레이면서도 서로 헐뜯고 싸웠던 저희 잘못을 깨우쳐 주소서."

JSA 성당을 새로 지어 봉헌한 지난 2019년 8월 21일 이후 주교단이 공식 방문한 것은 최초이다. 이날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를 비롯한 주교단과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김주영 주교·춘천교구장) 소속 신부 등 천주교 성직자 20여명은 JSA 성당을 순례하고 성체 앞에서 특별한 존경을 바치는 행위인 성체조배의 시간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분단의 깊은 상처를 낫게 하시고 서로 용서하는 화해의 은총을 내려 주소서"라고 염원했다. 또 "주님, 저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로 시작하는 ‘평화를 구하는 기도’도 올렸다.

주교단은 이날 JSA 안보견학관도 살펴봤으며 백동수 1사단 군종 신부로부터 JSA 성당의 독특한 역사에 관한 설명을 듣기도 했다.

이 성당은 JSA에 주둔하던 미군의 부속 건물인 반원형 깡통 막사에서 유래했다. 미군은 막사를 개조해 1958년 6월 1일 준공한 시설을 2004년까지 개신교회로 사용했다. 이후 JSA 한국군 경비대대가 관리를 맡으면서 천주교와 개신교가 미사와 예배를 번갈아 올리는 시설로 용도가 전환됐다. 당시 미사 때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형상화한 ‘십자고상’(十字苦像)을 붙이고 예배 때는 못 박힌 예수의 형상이 없는 개신교용 십자가를 붙였다.

2010년 9월 당시 제3대 군종교구장이던 유수일 주교가 불편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육군 제1보병사단 및 개신교 측과 협의했다. 그 결과 개신교는 JSA 내에 별도의 건물을 지어서 사용하고 기존에 개신교와 천주교가 함께 쓰던 건물을 JSA 성당으로 삼기로 했다.

이후 천주교 측은 JSA 성당의 노후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방부의 허가를 얻어 2019년 8월 20일 현재의 JSA 성당을 완공했다. 대지 2천89㎡ 위에 지상 1층, 연면적 280.63㎡ 규모로 들어선 JSA성당은 종탑 높이가 15.3m다. 베드로 사도가 부활한 예수를 만난 뒤 갈릴리아 호수에 그물을 던져 물고기 153마리를 수확한 기적을 형상화했다.

성당을 찾는 이들은 자신을 성찰하는 ‘기도의 문’과 하느님을 만나는 ‘대화의 문’, 기쁨과 안식을 얻는 ‘평화의 문’을 지나 기도실로 들어선다. 앞마당에는 성당을 찾는 모든 신자가 같은 지점에서 만나도록 유도하는 ‘라비넨스 기도길(기도광장)’이 있다. 여기에는 "한국 전쟁(1950∼1953) 중 대한민국을 돕기 위해 파견과 (또는) 기타 원조를 제공한 미국을 위시한 22개국을 기억하며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라는 안내판이 있고 22개국 국기와 국가 명칭이 새겨져 있다.

장재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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