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만원짜리 망고빙수 먹었어"… Z세대의 럭셔리 라이프 [Z시세]
[편집자주]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각이 남다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머니S는 Z세대 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며 그들의 시각으로 취재한 기사로 꾸미는 코너 '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Z시세)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여름 '엘니뇨' 현상으로 무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호텔업계가 '여름 호캉스'를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중 한 가지가 여름철 인기 디저트로 꼽히는 '애플망고 빙수' 출시다.
올해 호텔업계가 앞다퉈 선보인 망고빙수는 급등한 물가를 반영하듯 지난해보다 가격이 대폭 올랐다. 국내 특급호텔에서 판매하는 애플망고 빙수 가격은 6만~12만원 수준이다. 호텔 빙수 가격이 10만원을 돌파한 것은 업계가 고가 빙수를 선보이기 시작한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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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만6000원짜리 빙수, 과연 그만한 값어치를 할까. 머니S도 흔쾌히 지갑을 열기로 했다. 하지만 포시즌즈 호텔 1층 로비에 호기롭게 들어선 기자에게 가장 먼저 들린 소식은 빙수 기계가 고장났다는 안내였다. 빙수를 먹기 위해 호텔을 찾은 소비자가 많았던 탓에 기계가 일시적으로 작동을 멈춘 것이다.
30분가량 대기한 끝에 기계가 작동하기 시작했고 드디어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주문한 뒤 25분여만에 받은 빙수는 제주산 애플망고가 빼곡하게 '산처럼' 쌓인 모습이었다. 숟가락을 넣는 순간 옆으로 망고가 와르르 쏟아질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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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빙수를 아이템 삼아 사진을 찍던 이정훈씨(남·28)는 "빙수보단 호텔 분위기를 즐기러 오는 추세"라며 "호텔 특유의 고급진 인테리어와 서비스를 만끽하면서 빙수를 맛보니 일반 카페에서 판매하는 빙수보다 맛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SNS 업로드용 인생샷도 찍을 수 있다"며 "지인들에게 '내가 이렇게 잘 지내고 있다'고 근황을 전하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류희지씨(여·26)는 호텔 로비라운지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그는 "자리값이나 서비스값을 지불하는 것 아니겠냐"며 "2만원 상당의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것보다 푸짐한 빙수를 먹는 게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류씨는 "SNS에 호텔 빙수 인증샷을 찍어 올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나의 럭셔리 라이프를 지인들에게 공개함으로써 위안을 얻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이처럼 자신의 호화로운 소비생활을 과시하려는 Z세대의 발걸음이 호텔로 향하고 있다. 특히 자신을 위해서라면 구매심리가 강하게 작용되는 MZ세대 사이에선 '스몰 럭셔리'(small luxury) 상품이 인기다. 스몰 럭셔리란 본인이 좋아하는 작고 예쁜 상품을 구매해 행복감을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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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빙수에 관한 다수의 SNS 후기에는 공통적으로 가격 부담감이 언급됐다. 한 누리꾼은 "섣불리 사먹기 부담되는 가격"이라며 "(그 가격이라면) 호텔에서 코스 요리·와인을 즐기거나 여행을 가는 게 이득"이라고 전했다. 포시즌스 호텔의 경우 1인 코스 요리가 7만~8만원, 와인은 최소 11만원이다. 오히려 코스 요리나 와인이 빙수보다 저렴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반면 호텔 측은 고가로 빙수를 판매해도 남는 게 없다고 토로한다. 한 호텔 관계자는 "고가임에도 사실상 남는 게 별로 없다"며 "망고 손질이나 데커레이션 등에 손이 많이 간다"고 밝혔다. 특히 "라운지(식음료) 이용 고객은 투숙·스파 등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라운지 서비스만 이용하고 가는 경우가 많아 다른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호텔은 라운지 매출을 중점에 두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호텔업계에 따르면 객실 이용객 비율은 중·장년층이 높지만 식음료 이용 연령층은 MZ세대가 훨씬 많다. 김창혁 경제·심리분석가는 "호텔업계가 매년 고가 빙수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잇따름에도 빙수를 판매하는 이유는 다양한 고객층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서진주 기자 jinju31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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