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COMPANY] `나무기술 3.0` 시대 개막… 토종 클라우드 강자, 아시아 넘어 북미로

팽동현 2023. 6. 6. 18: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무기술
IT제품 유통하다 정철 대표 체제서 SW개발 중심 탈바꿈
플랫폼 '칵테일클라우드' 성공 덕 연평균 17.7% 고속성장
통합관리 솔루션 '스페로' 앞세워 세계 무대로 영역 넓혀
70%가 기술인력… 마곡 신사옥 최적 연구개발 환경 제공
정 대표 "인재중심 경영… 100년 성장하는 기업 만들 것"
정철 나무기술 대표. 나무기술 제공
나무기술이 최근 미국에서 열린 '레드햇 서밋 2023'에 참가해 '칵테일클라우드 온 오픈시프트' 솔루션을 현지에 소개했다. 나무기술 제공
CES 2023 나무기술 전시부스. 나무기술 제공
나무기술 마곡 신사옥. 나무기술 제공

나무는 예부터 생명이나 성장을 상징하는 존재로 널리 받아들여졌다. 한때 클라우드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싹을 틔워, 이제는 세계로 가지를 뻗기 시작한 SW(소프트웨어) 기업이 있다. 그 주인공인 나무기술은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룬다는 평범한 진리를 실현하는 곳이다. 정년이 없는 이곳에 IT(정보기술) 인재들이 모여 100세 시대 100년 가는 기업을 꿈꾼다.

최근 이 회사는 마곡산업단지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고 '나무기술 3.0'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고유의 클라우드 PaaS(서비스형 플랫폼) 역량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신성장 사업을 집중 육성해 사업구조를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플랫폼정부를 비롯한 클라우드 대전환에 발맞춰 대표적인 클라우드 네이티브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현재의 3배 수준인 3000억원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나무기술의 뿌리는 '가상화'

나무기술이 처음부터 클라우드와 SW 개발 위주로 사업을 했던 것은 아니다. 2001년 11월 설립 이후 한동안은 델테크놀로지스, 다쏘시스템, 썬마이크로시스템스 등 글로벌 IT기업들의 제품을 유통하는 게 주업이었다. 특히 시트릭스의 VDI(가상 데스크톱) 솔루션을 공급하면서 가상화 관련 이해도와 기술력을 쌓은 게 이후 회사의 방향에 영향을 미쳤다.이커머스 신성이었던 아마존이 사내 유휴 서버·스토리지 등 컴퓨팅 자원을 빌려주는 서비스로 흥행을 거뒀고 구글과 MS(마이크로소프트)도 참전, 2010년대 들어 클라우드 컴퓨팅이 IT분야 화두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과 달리 당시 국내는 현장의 보수적인 접근과 함께 각종 규제에도 발목을 잡혀 세계적으로도 클라우드 전환이 더딘 편에 속했다. 그런 상황에도 클라우드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본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가 나무기술이다.

본격적인 변신을 이룬 것은 2015년 정철 대표 합류 이후다. 삼성전자와 델테크놀로지스에서 근무하고 NEC 및 지멘스소프트웨어의 한국지사장을 거친 정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3년 내 상장을 약속하고 2016년 자회사 아콘소프트 등을 설립하며 체질을 SW 중심으로 바꿔나갔다. 시트릭스 기반으로 원격·재택근무를 위한 기능과 백업 및 모니터링 등 운영관리를 지원하는 'NCC(나무클라우드센터)' 솔루션으로 '나무기술 2.0'의 시동을 걸었다.

정 대표는 "SW기업은 사람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2018년 코스닥 상장을 이뤘을 때도 여느 기업들과 달리 고용 안정성 확보가 주목적이었다"고 소회했다.

◇컨테이너 기반 PaaS 국내 최초 개발

'나무기술 2.0' 시대의 가장 큰 성과는 컨테이너 기반 클라우드 플랫폼(PaaS)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컨테이너는 마치 대형 선박처럼 서버 자원을 애플리케이션 기능의 종류·용도별로 격리·분할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논리적 가상화 공간으로, 클라우드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살리기 위한 MSA(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 등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의 근간을 이룬다. 나무기술이 자체 개발해 2016년 선보인 '칵테일클라우드'는 컨테이너 기반 애플리케이션의 지속적인 개발·배포·운영을 돕는 플랫폼이다. 이젠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의 대세가 된 쿠버네티스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등 다양한 오픈소스 기술이 융합됐고, 퍼블릭과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일찍부터 클라우드 전환을 넘어 클라우드 네이티브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클라우드 기업 변신 이후 나무기술은 2020년 SW 개발사로선 드물게 매출 1000억원을 넘기는 등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17.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대표 솔루션 '칵테일클라우드'를 통해 글로벌 기업 레드햇과도 손을 잡았다. 글로벌 PaaS 시장을 선도하는 '레드햇 오픈시프트'의 성능과 최적화 등 강점에 '칵테일클라우드'만의 사용성·편의성 및 기술지원체계를 더한 'CCO(칵테일클라우드 온 오픈시프트)'를 선보이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정 대표는 "규모의 경제로 빠르게 쫓아갈 수 있는 제조업 등과 달리 SW분야는 선점효과가 두드러지는 곳이다. 네트워크 효과뿐 아니라 데이터의 축적도 격차를 계속 벌어지게 한다"며 "그렇기에 나무기술은 항상 5~10년을 바라보고 투자와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무기술 3.0'은 글로벌화와 다각화

올해 마곡 신사옥으로 이전을 완료한 나무기술은 글로벌 시장 진출과 사업 다각화로 '나무기술 3.0'에 속도를 낸다. 그 선봉에는 IaaS(서비스형 인프라)부터 SaaS(서비스형SW)까지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솔루션 '스페로(Spero)'를 앞세운다. 개발단계에선 '스마트DX 솔루션'으로 소개했던 이 제품은 SMO(서비스매니지먼트오케스트레이션) 솔루션으로, CMP(클라우드관리플랫폼)로도 분류된다.

정 대표는 "다른 솔루션들이 사업 여건 등 때문에 IaaS에 중심을 두는 것과 달리 '스페로'는 SaaS 관리까지 초점을 맞춘 게 특징으로, 클라우드 오케스트레이션과 매니지먼트를 자동화·지능화함으로써 IT자원 운영의 복잡성을 줄여주는 플랫폼"이라며 "AI(인공지능)·ML(머신러닝)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어감에 따라 이를 지원하기 위한 AI옵스·ML옵스 기능 내재화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클라우드 통합 관리 사업과 함께 나무기술은 △메타버스 △스마트팩토리 △AI·ML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TTC에듀와 합작법인 'TN메타'를 설립, 대학 맞춤형 NFT 서비스 기반 메타버스 앱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사이람 등 기업에 투자하며 빅데이터 기술 역량을 확보, 스마트팩토리 솔루션도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써드파티 솔루션과의 연계를 지원하는 '스페로' 위에 자체 개발한 AI·빅데이터 SaaS도 추가할 예정이다. 나무기술은 앞으로 무대를 글로벌로 넓힌다. 고객 다변화와 기술 공동 개발 등을 통해 현지 수주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이미 활발하게 현지 시장을 공략 중인 일본 법인에 이어 올해는 북미와 동남아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지난해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12만달러 규모 수출 계약을 맺었으며 올해는 현지 금융 컴플라이언스 충족 등을 통해 150만달러 판매 목표를 수립했다. 올해 설립하는 캐나다법인으로 북미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높인다. 정 대표는 "올해 미국에서 CES에 이어 레드햇 서밋에 참가, 'CCO'와 '스페로'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특히 클라우드를 보다 쉽게 이용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호평을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100세 시대, 100년 기업 향해

나무기술의 경쟁력은 보유한 인재에서 나온다. 따로 정년을 두지 않는 게 특징인 이 회사의 구성원 70% 이상이 기술인력으로, 이들 대부분이 가상화와 클라우드, 빅데이터·AI 등 신기술 분야에 전문성을 지녔다. 최근 신사옥 이전도 이들이 오래도록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함이다.늦어도 내년까진 기업가치 3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나무기술은 이 과정에서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충분히 내실을 다진 다음에는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자회사를 포함해 현재 약 300명 규모에서 장차 1000명까지 확대할 계획도 구상하고 있다. 기술지원 등 고객 서비스를 대폭 강화해 다가오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시대를 이끌어나간다는 포부다.

정 대표는 "과거 글로벌 기업에 근무하던 시절, 백발의 개발자가 묵묵히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기여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그런 이들이 일하고 싶은 만큼 일할 수 있는 회사로 꾸려가고 싶다"면서 "국내 중소기업의 평균연령은 12년, 이 가운데 SW업계는 9년밖에 안 된다. 나무기술은 멀리 내다보며 인재를 중심으로 100년 이상 지속 성장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팽동현기자 dhp@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