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광장] 기꺼이 전기절약에 동참하게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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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무더위에 선풍기며 에어컨 등 냉방기를 사용하려고 청소하다 전기요금이 올랐다는 뉴스가 떠올랐다.
정부에서는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전기사용량을 10% 줄이면 인상 전 수준과 동일하게 전기요금을 부과하겠다고 한다.
예를 들어 개인적 사정으로 전기를 절약하기 어렵다거나 혹은 혜택받는 전기요금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면 전기를 절약하려는 동기는 생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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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는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전기사용량을 10% 줄이면 인상 전 수준과 동일하게 전기요금을 부과하겠다고 한다. 이러한 정책은 전기절약을 해서 가계부담을 줄이라는 것인지, 전기가 부족할 것 같으니 다 같이 아껴 쓰자는 것인지 그 의도가 애매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2019년 우리나라의 전기사용량은 세계 7위이고 인구 1인당 전기사용량은 1만134kwh로 3위라고 하는데,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최하위권에 속한다. 즉 요금은 적게 내면서 전기는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이다. 전기요금이 우리나라보다 3배 정도 더 비싼 독일의 실제 전력 생산비용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낮다. 이는 원가를 채우는 것은 물론 추가로 에너지 전환비용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재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은 원가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탄소중립, 기후위기, 미세먼지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먼 이야기일 뿐이다.
전기요금은 에너지 가격에 따라 일시적으로 오르기도 했다가 내리기도 하지만 에너지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우리나라에서는 적자를 메우기 위해 전기요금을 내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전기를 많이 쓰면 가격이 올라서 불필요한 수요를 억제하고 가격이 내려가면 공급을 늘리거나 하는데, 이러한 전기요금 가격기능은 발휘되지 못한다. 또 우리나라는 전기 생산과 판매를 국가가 운영하고 전기요금을 정부가 통제해 왔기 때문에 '전기세'처럼 인식하는 사람이 많아서 외국의 사례처럼 전기요금을 현실화해서 단번에 높게 올릴 수도 없는 형편이다.
그러니 당장은 전기절약을 실천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생활의 편리를 추구하는 사회에서 전기 사용은 늘어나지 줄어들기란 쉽지 않다.
동기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결과기대에 결과가치를 곱한 값(기대×가치)만큼 사람들이 동기화된다고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영에 어떤 수를 곱해도 영이 된다는 점으로 기대나 가치, 둘 중 하나가 영이라면 동기가 부여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개인적 사정으로 전기를 절약하기 어렵다거나 혹은 혜택받는 전기요금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면 전기를 절약하려는 동기는 생기지 않는다.
전기는 사회 전반에 쓰이는 꼭 필요한 필수재이지만 공급량이 한정돼 있어서 누군가 쓰면 누군가는 쓰지 못하게 된다. 독일이나 영국에서는 한정된 전기공급량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취약계층에도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는 사회적 공정성과 사회적 인클루전을 강화한다. 인클루전이란 사회적으로 취약한 개인이나 그룹을 배제하지 않고 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뿐만 아니라 모두 함께 전기절약에 참여해 사회적 인클루전이 실현된다는 기대가 생기고, 모두에게 그 혜택이 돌아간다는 가치가 부여되면 더 많은 사람이 기꺼이 전기절약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이소영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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