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 거품에 질린 골퍼들 "GO 재팬"
홋카이도·규슈지역 골프장
한국인 점령 '풀부킹 사태'
제주는 1분기 15만명 줄어
일본 골프 전문인 국내 한 여행사는 지난달 2500명 한정으로 홋카이도 원정 골프팀 모집에 나섰다가 3주 만에 '완판'을 선언하고 여름 장사를 마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을 능가하는 인기몰이에 여행사마저 깜짝 놀랐다.
6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홋카이도의 대형 골프 리조트 대부분이 한국인 골퍼로 '풀부킹' 상황을 맞이했다. 홋카이도는 쾌적한 날씨 덕에 여름 골프의 메카로 불린다. 대표적인 곳은 루스쓰 리조트다. 극성수기인 7월부터 8월 말까지 주말은 물론 주중 골든타임도 이미 예약이 끝났다. 이 리조트 예약자 중 한국인 비중이 50%에 달한다. 인근 리조트형 골프장 3곳에도 한국인이 대거 몰렸다. 가격이 더 저렴한 후쿠오카 일대도 최근 한국인 골퍼들이 눈독을 들이는 지역이다. 해발 800m 구주고원 인근의 골프장까지 부킹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골프 원정이 급증하면서 국내 지방 골프장들은 내장객 감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제주도가 공개한 '골프장 내장객 현황'을 보면 올 1분기에 도내 골프장 32곳의 내장객은 전년 동기 대비 15만명가량이 줄었다.
국내 골퍼들의 일본행에는 비용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5월 한국 골프장의 그린피(퍼블릭 기준)는 2020년과 비교할 때 평일과 토요일에 각각 평균 30.1%, 20.9%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비용으로 환산하면 주중 평균은 23만5400원, 주말 평균은 28만8400원에 달한다. 반면 일본 골프장은 주말 기준 그린피(퍼블릭 기준)가 보통 15만원 선이다. 숙박에 매끼 식사까지 제공하는데도 1박에 20만~30만원 선이다. 라운드 체감 물가가 한국의 3분의 2에 못 미치는 셈이다. 일본 전문 여행사 테라투어 심원보 대표는 "사흘 일정이면 제주도보다 오히려 저렴해 한국 골퍼들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골퍼들의 무더기 일본 골프 원정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체감 물가가 꼽힌다. 3박4일 기준으로 홋카이도 골프 패키지는 250만~300만원대, 후쿠오카 지역은 100만원대 중반이면 54홀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관광 인프라스트럭처도 주요한 이유 중 하나다. 일본은 22개 국제공항에 사후 면세점도 2만1000개 수준까지 늘리며 쇼핑, 교통, 서비스 등 입체적인 관광 인프라를 구축한 반면 한국은 오히려 역주행 중이다. 개점휴업이었던 지방 공항은 엔데믹과 함께 겨우 운항 재개에 나섰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 조효성 기자 /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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