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계 최고 와인 '서울의 심판'으로 가려보자"

김기정 전문기자(kijungkim@mk.co.kr) 2023. 6. 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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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몬테스와인 탄생시킨 아우렐리오 회장
1976년 열린 '파리의 심판'이
佛 대신 美와인 우수성 알렸듯
서울서 블라인드 평가 받고파
韓 누적판매 1500만병 돌파
업계에 노하우 전하고 싶어

"'파리의 심판'으로 미국 와인의 우수성이 전 세계에 알려졌다. 서울에서의 비교 시음 행사도 칠레 와인인 몬테스의 품질을 전 세계 소비자에게 알릴 수 있는 흥미로운 제안이다."

한국을 방문한 아우렐리오 몬테스 몬테스그룹 회장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기자가 몬테스 와인과 다른 고급 와인들을 비교 테이스팅하는 '서울의 심판' 시음 행사 아이디어를 내자 그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제안을 수용했다.

지난 1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있는 와인 수입사 나라셀라에서 키 185㎝의 건장한 노신사와 마주쳤다. 10m 떨어진 거리에서도 눈에 띌 만큼 커다란 '엔젤(천사)' 표식을 왼쪽 가슴팍 위에 달고 있었다. 몬테스의 창업자 아우렐리오 몬테스였다. 엔젤은 몬테스 와인의 상징이다.

그가 먼저 한국에서 몬테스 와인의 입지를 물어봤다. 기자가 "와인을 잘 모르는 한국인도 '몬테스'라는 이름은 알 정도"라고 답하자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1998년 처음 한국 시장에 소개된 몬테스는 2019년 누적판매량 1000만병을 돌파했고, 올해 3월 누적판매량 1500만병을 넘어섰다. 단일 브랜드로는 유일하다. 한국 성인 3명 중 1명은 마신 셈으로, 몬테스가 한국의 '국민와인'으로 불리는 이유다.

몬테스는 칠레 와인의 고급화를 이끄는 브랜드다. 2003년과 2019년 두 차례 한국과 칠레의 정상회담 때 만찬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한국 와인 시장에서 '칠레산'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최근 한국 와인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고급 와인 소비가 늘고 있지만 칠레 와인으로 상징되는 소위 입문용 저가 와인에 대한 수요는 줄고 있기 때문이다. '비교 시음회' 제안은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은 브랜드를 가린 채 시음만으로 와인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1976년 파리의 심판이 대표적이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미국 스택스 립 와인 셀라와 샤토 몬텔레나의 와인이 프랑스 최고의 와인들을 제치고 각각 레드와 화이트에서 1등을 차지해 소비자에게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몬테스 회장은 "서울에서 프랑스 샤토 라피트 로칠드, 미국 오퍼스 원, 이탈리아 사시카이아 등 전 세계 유명 고급 와인들과 몬테스 와인의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해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와인 소비는 동남아시아 지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트렌드를 이끄는 역할도 한다. 몬테스 회장은 "한국에서 잘 팔리는 와인은 동남아 지역에서도 잘 팔린다"면서 "다른 K컬처처럼 와인에서도 한국이 글로벌 소비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와인이 생산되는지 관심을 보였다. 대부도의 '그랑꼬또' 와이너리에서 '청수'라는 훌륭한 화이트 와인이 생산된다고 소개하자 몬테스 회장은 다음 한국 방문 때는 꼭 그랑꼬또 와이너리를 방문해 와인 생산 노하우를 전수하겠다고 답했다.

몬테스 회장은 코로나19가 끝나자마자 다시 전 세계를 돌며 마케팅 활동에 나섰다. 코로나 기간 한국의 연간 와인 소비는 1인당 0.8병에서 2.4병까지 늘어났다. 일본은 연간 와인 소비량이 1인당 5병에 달한다. 그에게 한국 와인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느냐고 물었다. 그는 "앱솔루틀리(물론이다)! 몬테스가 수출하는 110개국 중 한국이 나의 넘버원 출장지인 이유"라고 답했다.

[김기정 컨슈머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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