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고소

이상덕 특파원(asiris27@mk.co.kr) 2023. 6. 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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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불법거래 플랫폼 등 혐의"
중국계 자오창펑 CEO도 포함
정조준 배경엔 '미·중 갈등'
하루 뒤 코인베이스도 고소
주요 가상화폐 줄줄이 폭락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고소당했다. 중국계인 바이낸스가 미국에서 불법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고객 자금을 남용했다는 의혹이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에 따르면 미 SEC는 워싱턴DC 연방법원에 바이낸스를 상대로 소를 제기했다. 미 SEC는 "바이낸스는 물론 바이낸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이자 최대주주인 자오창펑이 고객 돈을 남용했다"면서 "심지어 자오창펑이 경영권을 가진 시그마체인 등에 불법적으로 돈을 보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미 SEC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고객 자산을 자오창펑이 관리하는 시그마체인과 메리트피크라는 업체에 불법 이체했다.

시그마체인과 메리트피크는 바이낸스 미국 법인의 코인 시장 조성자 역할을 하는 회사다. 예를 들어 바이낸스 미국 법인을 통해 누군가가 가상화폐를 사고팔고자 한다면 상대방이 필요하다. 시그마체인과 메리트피크가 그 역할을 담당한다. 바이낸스 거래소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거래마다 자산을 사고팔아 수익을 창출한다. 하지만 바이낸스는 "시장 조성자들이 거래소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음에도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이 활동하고 있는지는 함구해왔다. 미 SEC는 바이낸스가 이 두 기업의 존재를 바이낸스 미국 법인 고객에게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 SEC는 "바이낸스가 연방증권법은 물론 이 법이 금지하는 투자자·시장 보호 조항을 노골적으로 무시했다"고 전했다.

미 SEC는 이날 법원에 바이낸스 자산 동결도 요청했다. 바이낸스 숨통을 옥죄는 것은 미 SEC뿐만이 아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역시 올 3월 바이낸스와 자오창펑이 규정을 위반했다고 보고 조사에 들어갔다. 법무부 역시 바이낸스가 돈세탁과 연관된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이다.

바이낸스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로 시장은 출렁였다. 6일 새벽 1시(미 동부시간 기준) 현재 바이낸스가 발행하는 가상화폐인 BNB는 전일 같은 시각 대비 7.6% 하락한 277.77달러를 기록했다.

또 가상화폐 업계의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비트코인은 2만5787달러로 3.84%, 이더리움은 1816달러로 2.88% 각각 하락했다.

미 정부의 바이낸스를 향한 대대적인 조사를 두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한몫했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바이낸스가 2017년 말 중국과 관계를 끊었다는 경영진의 주장은 거짓"이라면서 "중국과의 실질적인 연결 고리를 숨겼다"고 주장했다. FT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2019년 중국 베이징에 사무실을 열었다.

또 바이낸스는 미국 법인이 독립 법인이며 중국 정부가 합법적인 법 집행을 요청하지 않는 한 바이낸스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다고 강조했지만, 바이낸스는 2019년까지 상하이에 데이터 분석가 등 관련 직원을 고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 SEC는 바이낸스를 고소한 다음 날인 6일 또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도 고소했다. 로이터통신은 미 SEC가 무등록 중개 등 불법 거래소 역할을 한 혐의로 코인베이스를 뉴욕연방법원에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연방법원에 접수된 고소장에는 코인베이스가 적어도 지난 2019년부터 무등록 중개 등을 통해 브로커 역할을 하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공시 의무를 회피해 왔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진 직후 코인베이스 주가는 개장 전 거래에서 약 18% 급락했다.

[실리콘밸리 이상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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