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 읽는 동시] 마지막 가족사진

경기일보 2023. 6. 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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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가족사진

                          최영재

1950년 1월 1일

아버지는 두 아들을 끌어안고

엄마는 9개월 된 딸 품에 안고

싱긋 웃으신다

단란한 둥지

일곱 달 뒤 터질 시한 폭탄이

우리 집에 장착되어 있는 줄도 모르고

부모님은 저렇게 웃기만 하신다

째깍

째깍

째깍

이미지투데이

프지만 소중한 보물

어느 집이고 간에 가족사진 한두 장씩은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들여다보고 싶은 사진은 가족사진이 아닐까 싶다. 온 가족이 모여 앉은 그 사진만큼 눈길을 끄는 사진도 없으리라. 헌데 들여다보면 볼수록 가슴 아픈 사진도 있게 마련.

최영재 시인은 6.25 직전에 찍은 가족사진을 지금도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다. 북한군에 의해 북으로 끌려가신 아버지를 회상하게 하는 가슴 아픈 가족사진이다. 시인의 부친 최영수 옹은 당시 경향신문 출판국장으로 소설가, 수필가, 만화가, 영화인으로 이름을 날리셨던 분. 납북 도중 탈출을 시도하다가 붙잡혀 주동자로 처형당하셨다. 최신인의 가슴엔 그 아픈 기억이 대못처럼 박혀 있는 것이다.

이 동시는 그래서 ‘눈물의 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니, 어찌 최시인 한 사람의 사진뿐이겠는가. 전쟁 중에 북으로 끌려간 수없는 이들의 가족사진도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 오늘의 자유와 평화가 있기까지 이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바친 분들을 기억하고 그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해야 하는 달이다. 상처는 낫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법. 가끔은 덧을 내야만 잊지 않는다. 최시인의 마지막 가족사진이 이를 말하고 있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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