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는 그만"… K보안, 동남아 공략 속도
연평균 12% 성장 동남아 노려
안랩, 말레이시아銀에 솔루션
지니언스, 태국 공공사업 수주
현지 대학과 협력, 인력 양성도
국내 보안 기업이 내수 시장의 한계를 넘어서고 사업을 해외로 확장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6일 보안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보안 기업은 최근 동남아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수출 교두보인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공공기관이나 금융권과 같이 사이버보안이 중요한 영역에 제품을 납품하거나 국가 공공사업을 수주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동남아 사이버보안 시장 매출 규모는 38억3000만달러(약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2028년까지 연평균 11.85%로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아 국가는 빠른 경제 성장을 기반으로 IT 서비스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또 전반적으로 한국 기업에 우호적인 정서가 있어 국내 기업이 진출하기에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서 보안과 같은 데이터, 애플리케이션 보안 사업을 전개하는 파수는 미국과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며 최근 3년 동안 총매출 중 수출 비중이 2.75%에서 5.29%로 성장했다. 올해는 동남아 시장에서 협력할 파트너 기업을 찾아 본격적인 사업 확대를 겨냥한다.
안랩은 말레이시아에서 지능형 위협 대응 솔루션인 '안랩 MDS'를 국책은행과 대형 보험사 같은 금융권에 제공하면서 해당 사업군 고객을 늘려가고 있다.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 NAC가 주력인 지니언스는 해당 기술을 바탕으로 올해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공공사업 수주를 노린다.
데이터센터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파이오링크는 1분기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최근 동남아 시장 확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파이오링크 관계자는 "그동안 동남아 시장을 유지해온 정도였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보안 기업은 동남아를 공략해 내수 시장을 넘어 해외 매출 비중을 확대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내수용'이라는 비판을 넘어 해외에서 인정받는 보안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동남아 시장은 중요하다. 국내 주요 사이버보안 기업 사업보고서를 분석해본 결과 각 사의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은 대부분 2~5%대에 머무르고 있다. 보안 기업 중 시가총액 1위인 안랩은 지난해 수출 비중이 3.09%였으며 이 밖에 지니언스 2.38%, 파수 5.29%, 파이오링크 13.00% 등이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도 동남아 시장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 국내 보안 산업은 자본금 50억원 미만인 기업이 92.2%에 달해 중소기업 비중이 굉장히 큰 것이 특징이다. 박새롬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글로벌성장단장은 "규모 있는 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동남아 진출 문의가 많고 전반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보안 기업을 위한 산업 차원의 지원책도 나오고 있다. 보안 기업 연합체 KISIA는 최근 인도네시아 아시아사이버대학교(UNSIA)와 현지 정보보호 인력 교육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동남아를 향한 기업의 관심은 커지고 있지만, 기업 자체적으로 인력을 수급하기가 어렵다 보니 현지 우수인력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보안 기업은 동남아 시장에서의 성장을 기반으로 수출 비중을 끌어올리며 체질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정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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