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스마트폰 vs 460만원 장난감…애플 '비전 프로' 미래는
[편집자주] 한동안 침체한 메타버스 시장이 애플의 가세로 다시 반등할 조짐이다. 기존 강자인 메타와 하반기 참전하는 삼성까지 3파전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최근 메타버스 콘텐츠 개발 경쟁이 불붙는 동시에 생성형 AI와 결합도 시도되고 있다. 애플이 그리는 메타버스 청사진과 향후 메타버스 시장의 발전양상을 짚어본다.
팀 쿡 애플 CEO는 5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MR(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를 발표하기 직전 이를 외쳤다. 이는 애플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가 신제품 발표회에서 깜짝 공개할 때마다 즐겨 썼던 문구로, 애플 팬 사이에선 사실상 주인공의 등장을 알리는 말이다.
실제 올해 WWDC의 주인공인 비전 프로를 애플은 '최초의 공간 컴퓨터'라고 명명했다. PC와 모바일을 넘어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 자체가 디지털 세계를 잇는 가교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애플은 "비전 프로는 실제 공간에 디지털 콘텐츠가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을 제공한다"라며 "전통적인 화면의 경계를 초월해 무한한 캔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팀 쿡이 "구글과 메타의 VR(가상현실) 제품과는 다르다"고 강조해온 만큼, 표면적으로는 메타가 선점한 '메타버스'와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다만 메타버스가 현실과 가상세계 결합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비전 프로는 메타버스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역시 "애플이 메타가 지배하는 시장에 뛰어들었다"며 "아이폰 이후로 가장 위험한 베팅"이라고 평가했다.
비전 프로가 구현하는 세상은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 같다. 비전 프로로 OTT '디즈니플러스'를 시청하면 미키마우스가 우리 집 거실을 뛰어다니고 내가 마블 영화 속 주인공이 된다. 맥과 연동 시 내 방은 하나의 거대한 4K 디스플레이가 된다. 거대한 창을 띄워 업무를 보는 모습은 흡사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떠올리게 한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애플 팬 사이에선 '1세대는 거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실험적인 첫 제품일수록 시행착오가 많다는 뜻이다. 미 IT전문매체 더 버지 역시 "애플은 비전 프로가 TV나 컴퓨터 모니터를 대체하는 방법을 오래 설명했지만 이를 위해선 엄청난 양의 처리능력과 디스플레이 성능이 필요하다. (2개의) 4K 디스플레이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에 비전 프로가 9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고가의 VR·AR(증강현실) 기기 시장이 주춤한 만큼 업계에선 첫해 출하량이 10만대에 못 미칠 것으로 본다. 글로벌 투자은행 DA데이비슨도 애플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자칫 소수의 고가 장난감으로 남을 수 있다는 평가다.
관건은 애플이 15억명 이상의 아이폰 사용자를 어떻게 비전 프로와 연결할지다. 이에 애플은 비전 프로를 위한 별도의 앱스토어를 구축하는 동시에 기존 아이폰·아이패드 앱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애플의 블루투스 기기인 매직 키보드·마우스 등과 연결해 사실상 공간 기반의 컴퓨터라는 점을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범주 유니티코리아 에반젤리즘 본부장은 페이스북에 "약 500만원의 가격이 비싼 것 같지만 물리적 제약 없이 자신만의 대형 스크린과 최신 맥북 사양의 컴퓨터, 3D 카메라가 포함된 가격이라면 납득할 수 있다"라며 "애플스토어에서 작은 모니터가 하나 달린 맥북을 살지, 디스플레이 환경을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는 공간 컴퓨터를 살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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