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하루 100만배럴 감산" 발표에...속 타는 국내 정유업계

이세연 기자 2023. 6. 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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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업계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을 악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다음 달부터 하루 100만 배럴(bbl)의 생산을 줄이면 유가가 당분간 오르겠지만 수요가 살아나지 않아 정제마진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만 사우디의 감산에 따른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4월에도 OPEC+ 소속 산유국들이 하루 166만배럴을 감산하기로 결정하면서 유가가 잠시 급등했으나 얼마 못 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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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압둘아지즈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이 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 회의에 도착을 하고 있다. 2023.6 5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내 정유업계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을 악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다음 달부터 하루 100만 배럴(bbl)의 생산을 줄이면 유가가 당분간 오르겠지만 수요가 살아나지 않아 정제마진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6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는 7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자발적으로 산유량을 하루 100만배럴 줄인다. 지난 4월 하루 50만 배럴 감산에 이은 추가적인 조치다. 이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의 산유량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6월 이후 최저인 900만배럴 수준까지 떨어진다.

국제 유가는 반등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격은 5일(현지시간) 감산 발표 직후 한때 4% 넘게 치솟는 등 최근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가 다시 오름세를 탔다. 그러나 다만 사우디의 감산에 따른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우디를 제외한 다른 산유국들이 감산에 따르지 않았고, 글로벌 경기침체, 러시아산 원유의 저가 우회수출 등 가격 하락 요인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서다. 지난 4월에도 OPEC+ 소속 산유국들이 하루 166만배럴을 감산하기로 결정하면서 유가가 잠시 급등했으나 얼마 못 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내 정유업계는 하반기 실적 반등이 불투명해졌다고 판단한다. 유가 상승으로 수요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공급 축소로 유가가 오르면 일반적으로 정유업계가 이익을 보지만 경기 침체 국면에서 유가가 오르면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 이는 업계가 2분기에 실적 바닥을 찍고 하반기부터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 예상한 것과 다른 흐름이다.

정제마진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올해 8달러대로 시작했던 정제마진은 4월 한때 0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5월 둘째 주 들어 손익분기점인 4달러대를 회복했다. 물론 유가 상승으로 인해 정제마진이 반짝 오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업계는 현재의 약세를 뒤집기엔 무리라고 본다. 미국의 금리인상 마무리 시점이 확실하지 않고, 사우디 감산발 유가인상이 인플레이션 공포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도 사실상 무색해져 정제마진이 나아지기 쉽지 않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도 석유제품 자체 생산량을 늘린 것도 부정적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드라이빙 시즌(여름 휴가철 휘발유 성수기), 항공유 수요 증가 등 수요에 긍정적인 요인들이 남아있긴 하지만, 정제마진 약세는 뒤집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가 회복되지 않는 한 2분기 이후 정유업계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세연 기자 2count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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