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세모녀, 상속세 내려 대출 2조 더 받았다... 이자만 年2000억

이정구 기자 2023. 6. 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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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2020년 별세한 후 12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 오너 일가가 2조원이 넘는 추가 대출을 받았다. 세 모녀는 앞서 추가 재원 마련을 위해 핵심 계열사 지분도 일부 매각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작년 10월 경기도 수원시 선영에서 치러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모습./연합뉴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홍 전 관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은 최근 2조원 넘는 주식담보 대출을 받았다. 홍 전 관장이 1조4000억원, 이부진 사장 5170억원, 이서현 이사장 1900억원이다. 앞서 받은 주식담보대출까지 포함하면 세 사람의 주식담보대출 규모는 총 4조781억원에 이른다. 연간 약 5000억원 상속세를 내는 이재용 회장은 별도 주식담보대출 없이 2021년 받은 신용대출과 배당소득 등으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오너 일가가 부담하는 상속세는 약 12조원으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수준이다. 최근에는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 유족들도 6조원에 달하는 상속세 대신 지주회사 NXC의 지분 30% 가량을 정부에 물납한 바 있다.

삼성가 유족들은 2021년 4월부터 5년에 걸쳐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는 중이다. 이미 6조원 이상 냈고, 약 6조원 남아있는 상황인데 최근 고금리 기조로 이자 부담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새로 받은 주식담보대출 금리는 5%대인데, 2년 전 2%대에서 배 이상 올랐다. 재계에선 세 모녀가 부담해야 할 대출이자만 연간 20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한다.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경영권 악화’ 우려에도 일부 계열사 주식도 매각했다. 홍 전 관장은 지난 3월 삼성전자 지분 약 2000만주를, 이부진 사장은 삼성SDS 주식 약 150만주, 이서현 이사장은 보유하던 SDS주식 300만주 전량과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매각해 상속세에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선 유족들이 대규모 상속세 부과를 예상하고도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산 중 상당수를 대규모 사회환원하면서 상속세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고 평가한다.

국보 ‘인왕제색도’를 포함해 미술품 총 2만3000여점을 국가 기관에 기증했는데, 수조원대 가치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건희 회장이 생전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고 말했고, 이재용 회장 역시 부친의 뜻을 따라 ‘국립박물관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데 공감해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 일가는 희귀병 극복 사업에도 1조원을 기부해, 재계에선 사회환원 규모가 유산의 약 60%에 달한다고 추정한다.

지난달 7일 오후 1시쯤 대구 수성구에 있는 국립대구박물관에서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관람하기 위해 인파가 몰렸다./뉴스1

재계에선 “유족들의 기부는 단순히 ‘수조원대’ 규모를 넘어 기업 오너 일가가 사회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기부와 지원을 실천하는 모범 사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삼성가 상속세는 국내 상속세수 급증으로 이어졌다. 국내 상속세수는 2019년 3조1000억원이었는데, 이건희 회장 별세 후 2021년 6조9400억원, 작년 7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삼성가가 매년 2조원 이상 납부하며 국가 전체 상속세수의 25%를 부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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