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념식서 ‘이래경 사태’ 항의한 천안함 前함장…이재명, 고개만 끄덕끄덕

최원일 전 함장, ‘천안함 자폭’ 막말 이래경 혁신위원장 임명에 항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대표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을 마친 뒤 최원일(오른쪽 둘째) 전 천안함 함장으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이 대표와 최 전 함장 사이는 전준영 천안함 예비역 전우회장.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현충일 추념식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의 항의를 받았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최 전 함장을 만났다. 최 전 함장이 추념식 직후 이 대표가 있는 자리로 찾아온 것이었다.

현장에 있던 한 참석자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최 전 함장이 이 대표에게 5분 정도 이야기를 했고, 이 대표는 가끔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거의 듣기만 했다”고 전했다.

최 전 함장은 전날 민주당 이래경 혁신위원장이 ‘천안함 자폭’ 등의 막말 논란으로 임명 9시간 만에 낙마한 사태를 언급하며 이 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함 폭침과 관련한 음모론이 지속적으로 민주당 내부에서 나오는 데 대해 이 대표가 직접 나서서 해명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한다. 최 전 함장은 이 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하며 자기의 연락처가 적힌 명함도 줬다고 한다.

추념식에서 이 대표 옆자리에 앉았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행사 직후 천안함 최원일 함장께서 이재명 대표에게 다가가 ‘이야기할 것이 있으니 좀 만나자’고 말하는 장면을 무거운 마음으로 지켜봐야 했다”고 썼다.

최 전 함장은 이 대표와 만난 뒤 근처에 있던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와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있던 한 참석자는 “박 원내대표는 이 대표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최 전 함장의 이야기를 들어줬고, 민주당 인사들의 천안함 폄하 발언에 대해 ‘잘못됐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고 전했다.

최 전 함장은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에게 “우리는 전국 팔도에서 모여 대한민국을 지켰던 군인들이지, 특정 정당이나 특정 지역을 지켰던 군인들이 아니다. 그런데 왜 우리에게 그러시느냐”는 취지로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