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병사 가슴에 ‘나치 문양’이…국제 사회 곤혹

정의길 2023. 6. 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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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우크라이나 국가비상계획청은 인스타그램에 나치 친위부대 사령관인 하인리히 힘러의 성에서 사용하던 '조넨라트', 혹은 '블랙 선'이라 불리는 검은 태양륜 문양을 가슴 정면에 단 병사의 사진을 게재했다.

<뉴욕타임스> 는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 전쟁의 한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공보 관리가 나치 독일의 명칭인 '라이히'(제국)로 발음되는 'R3ICH'라는 부대가 만든 변형 토텐코프 문양을 착용하고 일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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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토텐코프·조넨라트·갈리지엔 문양 논란
나치 문양인 토텐코프를 단 우크라이나 병사. 지난 4월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트위터에 게재했다가 삭제했다. <뉴욕타임스> 누리집 갈무리
우크라이나 병사가 착용한 토텐코프 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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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참호에서 쉬고 있는 병사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병사 가슴에는 해골 문양이 붙어있었다. 나치 독일의 친위부대(SS)가 사용하던 ‘토텐코프’ 문양이다. <뉴욕타임스>가 이 문양에 대해 문의하자,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 사진을 삭제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군 내부에서 나치 독일의 문양을 사용한 사진들이 올라온 뒤 삭제되는 일이 빈번해서 안팎에서 우려가 나온다고 <뉴욕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으로 든 ‘탈나치화’를 정당화하고, 서방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분위기를 해친다는 우려다.

삭제된 사진의 병사가 소속된 부대는 ‘다빈치 늑대들’이라는 우크라이나 극우 세력 ‘우익 섹터’의 민병대로 출발한 자원부대다. ‘다빈치 늑대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는 토텐코프 등 나치 문양을 착용한 병사들의 사진들이 적어도 5개가 올라와 있다.

지난 5월 우크라이나 국가비상계획청이 나치 문양인 조넨라트를 가슴에 단 병사의 사진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뉴욕타임스> 누리집 갈무리
우크라이나 여군이 가슴에 단 조넨라트 문양.

지난달 우크라이나 국가비상계획청은 인스타그램에 나치 친위부대 사령관인 하인리히 힘러의 성에서 사용하던 ‘조넨라트’, 혹은 ‘블랙 선’이라 불리는 검은 태양륜 문양을 가슴 정면에 단 병사의 사진을 게재했다. 조넨라트는 네오나치 및 백인우월주의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문양이다. 지난 2022년 3월 나토의 트위터에도 비슷한 문양을 단 우크라이나 병사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사진들은 즉각 지워졌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 전쟁의 한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공보 관리가 나치 독일의 명칭인 ’라이히’(제국)로 발음되는 ‘R3ICH’라는 부대가 만든 변형 토텐코프 문양을 착용하고 일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보도진들은 이 관리와 병사들에게 이 이 문양을 떼라고 요구하고는 사진을 찍었다.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자원병이 가슴에 나치의 갈리지엔 문양 등을 달고 있다. <뉴욕타임스> 갈무리
2차대전 때 나치의 우크라이나 친위부대의 갈리지엔 문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부를 반대한다는 우크라이나군 내의 러시아 출신 자원병들도 토텐코프나 갈리지엔 문양을 착용한 사진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와 있다. 사자와 3개의 왕관이 그려진 갈리지엔 문양은 2차대전 때 나치의 우크라이나 친위부대인 ‘바펜-에스에스 갈리지엔’의 문양이다. 이 부대는 비독일인으로 구성된 최대 친위부대로 유대인 및 폴란드 민간인 학살에 앞장섰다.

2차대전 때 우크라이나 서부의 갈리시아 등의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세력들은 나치가 침공하자, 이를 우크라이나가 소련에서 독립할 기회로 보고는 나치에 협력했었다. 현재 우크라이나 우파 민족주의 세력들은 2차대전 때의 나치 협력을 우크라이나 민족운동의 일환으로 평가하며, 이 문양의 사용 합법화를 관철했다. 지난 12월 우크라이나 최고법원은 지난 2015년에 제정된 나치 상징 금지법의 적용을 이 문양에는 제외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국제적인 극우 운동을 연구하는 단체인 베링캣의 연구자 마이클 콜보른은 <뉴욕타임스>에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이 이런 상징들이 우크라이나 밖에서 어떻게 인식되는지에 대해 인정하고 이해하지 않거나, 그러려고 하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는 이 이미지들이 이 나라에 대한 지원을 잠식한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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