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프로농구 대표 장수 외국 선수, 로드 벤슨 (2)

이재승 2023. 6. 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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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4월에 작성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3년 5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KBL은 외국 선수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는 리그다. 시대를 관통하는 외국 선수들도 많았다. 프로농구 초창기에 조니 맥도웰을 필두로, 얼마 전까지 뛰었던 애런 헤인즈와 로드 벤슨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맥도웰과 헤인즈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로드 벤슨도 한국에서 꽤 오랜 시간 뛰었다. 2010~2011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무려 7시즌 동안 뛰었다. 한국에서 2번의 우승을 차지했으며, 원주를 떠나 창원과 울산에서도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창원을 거쳐 울산에서
원주 동부(현 원주 DB)에서 두 시즌을 보낸 벤슨은 재계약을 맺지 못했다. 누구보다 원주에 남고 싶어했으나, 벤슨을 포함한 모든 선수들이 제도 변경으로 인해 드래프트를 거쳐야 했다. 

 

드래프트에 나선 벤슨은 2012 KBL 외국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창원 LG의 부름을 받았다. 동부에서의 활약이 대단했고, KBL에 적응한 선수였기 때문. 기량도 잘 유지했기에, 벤슨의 가치는 여전히 높았다.
 

벤슨의 팀 내 역할도 중요했다. LG의 국내 선수층이 얇았기 때문. 김영환(현 수원 KT)과 정창영(현 전주 KCC), 박래훈과 송창무 등이 있었으나, LG의 국내 선수층은 여느 구단에 비해 뒤처졌다.
 

벤슨은 팀의 기둥으로서 제 몫을 다했다. 비록 동부 시절처럼 김주성(현 원주 DB 감독)과 윤호영의 도움을 받지 못했지만, 페인트 존에서 변함없는 존재감을 보여줬다.
 

벤슨이 이름값을 해내면서, LG도 선전할 수 있었다.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중하위권에 자리할 것으로 여겨졌으나, 시즌 중반까지 5위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더 이상의 호재는 없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한계를 보였다. 8위까지 밀려나고 말았다. 6위와의 경기 차가 적지 않았다. 플레이오프는 쉽지 않았다.
 

LG는 시즌 중에 결단을 내렸다. 벤슨을 매개로 트레이드에 나선 것. LG는 벤슨을 울산 모비스(현 울산 현대모비스)로 트레이드했고, 모비스로부터 커티스 위더스를 받았다. 그리고 2012~2013시즌 종료 후 모비스에서 뛰던 김시래(현 서울 삼성)를 영입했다. 벤슨이라는 핵심 전력을 보내는 대신, 미래 자원을 데리고 왔다.
 

벤슨은 KBL 데뷔후 처음으로 트레이드를 경험했다. 그러나 벤슨이 울산에 둥지를 튼 후, 모비스의 전력은 수직 상승했다. 양동근(현 현대모비스 코치)과 문태영, 함지훈과 김시래, 리카르도 라틀리프(현 라건아) 등 기존 자원에, 벤슨의 골밑 지배력이 더해졌기 때문.
 

시즌 중에 팀을 옮겼으나, 벤슨의 활약은 여전했다. LG 시절처럼 공격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고 라틀리프와의 경쟁도 해야 했지만,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발군의 실력을 자랑했다. 벤슨은 그렇게 모비스에 녹아들었다.
 

모비스는 41승 13패로 정규리그를 2위로 마쳤다. 그러나 모비스는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위력을 보여줬다. 인천 전자랜드(현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1차전에서 82-63으로 완승을 거뒀다. 라틀리프의 활약(27점 12리바운드)이 컸고, 모비스의 수비가 전자랜드를 4쿼터에 단 9점으로 묶었기 때문.
 

모비스는 2차전에서도 전자랜드를 손쉽게 요리했다. 벤슨과 문태영이 각각 20점으로 팀 공격을 주도했고, 모비스는 일찌감치 점수 차를 벌렸다. 93-58로 쾌승을 신고했다. 안방에서 열린 2경기 모두 큰 점수 차로 이긴 모비스는 3차전에서도 90점을 퍼부었다. 전자랜드에 3전 전승. 손쉽게 챔피언 결정전으로 올랐다.
 

모비스는 2009~2010시즌에 이어 3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으로 올라섰다. 상대는 서울 SK였다. SK는 당시 44승으로 정규리그 최다승 타이 기록을 수립한 팀. 모비스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4승 2패로 강했다.
 

모비스가 불리했다. 그러나 챔피언 결정전은 달랐다. 문태영이 파울 트러블에 걸렸고 모비스가 SK 장신 숲에 고전했지만, 모비스는 수비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헤인즈를 틀어 막았다. 그리고 벤슨이 16점 10리바운드로 SK 포워드 라인을 무력화했다. 여기에 양동근의 결정적인 3점슛이 더해지며, 모비스는 접전 끝에 1승을 챙겼다.
 

2차전에서도 진땀나는 승부를 했다. 저득점 양상이 지속된 가운데, 모비스가 60-58로 SK를 따돌렸다. 모비스는 적지에서 열린 두 경기를 모두 잡아냈다. 분위기를 끌어올린 모비스는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첫 두 경기를 따낸 모비스는 3차전에서 상대 주포인 헤인즈를 보다 확실하게 묶었다. 헤인즈의 슛 시도 자체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헤인즈의 득점을 7점로 묶었다. SK의 3점슛 성공률 또한 10% 미만(1/16)으로 제어했다.
 

3차전까지 잡아낸 모비스는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었다. 3차전에서 상대 공격의 예기를 확실하게 꺾었기에, 4차전도 희망적이었다. 양동근이 4차전에서 3점슛 5개를 포함해 29점을 올렸고, 모비스는 이날 77-55로 대승을 거뒀다. 어렵지 않게 우승을 챙겼다.
 

벤슨의 공이 컸다. 1차전에 더블더블을 한 것 외에도 시리즈 내내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했다. 이는 모비스의 탁월한 수비 조직력과 결합했고, KBL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벤슨은 모비스에서 처음으로 KBL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다시 원주에서
김시래가 2012~2013시즌 종료 후 LG로 떠났지만, 모비스는 여전히 우승 후보였다. 양동근과 문태영, 함지훈으로 이뤄진 국내 선수 3인방이 건재한 데다, 벤슨과 라틀리프로 이뤄진 외국 선수 전력이 단연 돋보였기 때문. 모비스는 2013~2014시즌에도 우승을 차지했다. 벤슨 또한 두 번 연속 챔피언 팀의 일원이 됐다.
 

그러나 벤슨은 2014~2015시즌 준비 과정에서 모비스와 불협화음을 만들고 말았다. 비시즌에 방출을 피하지 못했다. 이후 여러 나라를 전전했다. 한 곳에 정착하지 못했다. 

 

2015년 여름에 KBL 외국 선수 드래프트로 다시 나섰다. 동부가 전체 9순위로 벤슨을 지목했고, 벤슨은 친정 팀으로 돌아왔다. 원주산성을 함께 만든 김주성과 윤호영이 여전히 버텼기에, 벤슨은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벤슨의 위력은 이전만 못했다. 수비 활동량이 크게 줄어들었고, 전매특허였던 백보드를 활용한 중거리슛도 림을 외면했다. 경기력이 감소한 벤슨은 외국 선수 홀로 나서야 하는 1쿼터와 4쿼터에 벤치를 지켰다. 

 

벤슨과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할 김주성과 윤호영도 세월의 흐름을 비켜가지 못했다. 김주성은 백전노장의 대열에 들어섰고, 윤호영은 크고 작은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 동부는 2015~2016시즌 6강 플레이오프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고, 동부에 돌아온 벤슨은 좋은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동부는 벤슨의 손을 또 한 번 잡았다. 외국 선수 드래프트에 나선 이들의 경기력이 이전과 같지 않으면서, 벤슨과의 재계약은 동부의 전력 유지에 큰 힘이 됐다. 또, 벤슨은 다른 외국 선수보다 오랜 시간 팀원들과 함께 했다. 벤슨 스스로도 절치부심했다.
 

여러 긍정적인 요소를 안고 있던 벤슨은 재기에 성공했다. 부산 KT(현 수원 KT)와의 2016~2017시즌 첫 경기에서 23점 11리바운드로 위력을 떨쳤다.
 

벤슨이 위력을 발휘하자, 동부의 경기력도 살아났다. 김주성과 윤호영이 부상에서 돌아온 것 또한 호재였다. 허웅(현 전주 KCC)과 두경민의 외곽 화력까지 더해졌다. 동부는 괜찮은 구성으로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외국 선수가 두 명이 나설 때, 손발이 잘 맞지 않았다. 벤슨과 맥키네스의 호흡이 원활하지 않았다. 둘 다 페인트 존에서만 강한 선수이기 때문. 동부가 플레이오프에 나서기는 했지만, 2015~2016시즌처럼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동부는 2016~2017시즌 종료 후 팀명을 바꿨다. 달라진 팀명은 DB. 그리고 DB는 이상범 감독과 계약했다. 디온테 버튼과 벤슨으로 외국 선수 전력을 꾸렸다. 버튼이 주요 선수로 나섰고, 벤슨은 주로 벤치에서 출격했다. 많은 리그 경험을 내세워, 버튼과 어린 국내 선수들을 잘 이끌었따.
 

DB는 2017~2018시즌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정규리그 1위를 기록한 DB는 챔피언 결정전에도 진출했다. 그러나 DB는 3차전부터 6차전까지 SK에 내리 패했다. 결국 준우승에 그쳤다.
 

벤슨도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2017~2018시즌 종료 후 KBL의 외국 선수 제도 변화 때문에 살아남지 못했다. KBL에 입성할 수 없었던 벤슨은 농구공을 내려놓기로 했다.

사진 제공 = KBL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considerate2@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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