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색 볏 ‘金鷄 물결’ 출렁,‘여름 코스모스’ 금계국[정충신의 꽃·나무 카페]

정충신 기자 2023. 6. 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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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상규 시인의 시 '금계국'이다.

북아메리카가 고향인 금계국(金鷄菊) 꽃은 꽃의 색깔이 황금색 볏을 가진 관상용 닭 금계(金鷄)를 닮아서 금계국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금계국 꽃은 헛꽃인 설상화(舌狀花)와 참꽃인 관상화(管狀花)로 이뤄져 있다.

또다른 차이점은 금계국은 통꽃 주변에 자갈색 또는 흑자색 무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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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신의 꽃·나무 카페
꽃 색깔이 황금색 볏 가진 관상용 닭 금계(金鷄) 닮아
6∼7월에 노란 물결 꽃 ‘여름 코스모스’로 오해받아
금계국 통꽃 주변 자갈색 무늬, 큰금계국은 키 크고 무늬 없어
배추 흰나비 한 쌍이 2019년 5월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당시 국방부) 무궁화동산 인근에 핀 큰금계국에서 짝짓기하면서 꿀을 빨고 있다. 큰금계국은 꿀이 많아 나비와 벌을 부르는 대표적인 밀원(蜜源)식물이다.

<그대와 함께 걷는 길/금 비 물결이 인다//와~/무슨 꽃이/저리 예쁠까?//그대도 아닌데/그대처럼/흉내 내는 꽃>

선상규 시인의 시 ‘금계국’이다. 북아메리카가 고향인 금계국(金鷄菊) 꽃은 꽃의 색깔이 황금색 볏을 가진 관상용 닭 금계(金鷄)를 닮아서 금계국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시인은 금계국을 일컬어 ‘금 비 물결이 인다’고 했다.

6~7월에 피는 노란 물결의 ‘여름 코스모스’로 오해받는 게 금계국이다. 초여름 강변, 도심 도로변, 고속도로변, 축제장 등지에서 가장 많이 보게 되는 것이 금계국이다. 금계국 천지다.

2019년 5월30일 지금의 서울 용산 대통령실 무궁화동산 인근 큰금계국 군락지에에서 짝짓기하는 배추흰나비 한쌍.

큰금계국은 1960년대부터 발견되기 시작한 외래종이다.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 1988년 88올림픽을 앞두고 대대적인 환경개선 사업인 ‘꽃길 조성 사업’ 때부터 본격적으로 도심 도로변에 심기 시작했다. 워낙 번식력이 강해 빠른 속도로 우리 생태계를 잠식하며 세를 불렸다. 이 때문에 ‘생태 교란종’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일본의 경우 큰금계국을 고유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생태 교란종으로 지정해 대대적으로 뽑아내기도 했다.

노랑나비와 큰금계국. 2020년 6월5일 촬영

하지만 일각에서는 큰금계국이 외래종으로 폭넓게 자리잡은 상황에서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교란종으로 퇴치해야 할 식물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척박한 땅에서는 토양 회복과 조성용에 적합하며 웬만한 곳에서는 잘 자라지만 숲속이나 해가 잘 들지 않는 곳에서는 잘 번식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 생태계를 크게 교란시키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더군다나 향이 좋고 꿀이 많아 곤충들을 끌어들이는 대표적인 밀원(蜜源)식물로 인기가 높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외래종이지만 토착화된 식물이 적지 않다. 큰금계국도 ‘주변에서 흔히 보는 이름모를 야생화’ 정도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산과 들 아파트 주변 여기저기에 어렵지 않게 큰금계국을 발견할 수 있다. 큰금계국이 생태계를 얼마나 교란시키는지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

경기 남양주시 북한강변 전망좋은 곳에 자리잡은 대너리스카페 앞뜨락에 빗방울을 머금은 큰금계국. 큰금계국은 키가 큰 것이 눈에 띈다. 비내리는 5월27일 촬영

금계국 꽃은 헛꽃인 설상화(舌狀花)와 참꽃인 관상화(管狀花)로 이뤄져 있다. 금계국은 혀(舌) 모양의 가짜 꽃잎 8개가 사방으로 붙어 있다. 혀 모양의 꽃 가운데는 수십 개의 관으로 된 통꽃(관상화)이 있다. 이 통꽃이 진짜 꽃입니다. 이 통꽃에 암술과 수술이 있으며 이곳에서 수정이 이뤄지고 씨앗이 생긴다. 혀 모양의 설상화는 화려한 만큼 벌과 나비를 유혹하기 위한 가짜 꽃이다. 혀 모양의 꽃은 가짜 꽃이요, 관 모양의 꽃이 진짜 꽃이라고 한다.

2019년 5월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뒤뜰 비밀정원 무궁화동산 인근 큰금계국에 배추흰나비와 벌이 꿀을 빨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금계국은 사실은 금계국이 아니라 큰금계국이다. 큰금계국은 말 그대로 꽃잎이 크고, 키도 크다. 보통 금계국은 60cm 정도 자라지만 큰금계국은 1m까지 자란다. 또다른 차이점은 금계국은 통꽃 주변에 자갈색 또는 흑자색 무늬가 있다. 큰금계국은 통꽃 주변에 아무런 무늬가 없는 게 특징이다. 큰금계국은 나대지나 공터 등 비교적 척박한 땅에서는 적당한 크기로 자라지만 조금이라도 비옥한 땅에서는 키가 1m 이상 자라 잘 넘어질 수 있다.

금계국과 큰금계국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금계국은 한두해살이이고, 큰금계국은 여러해살이라는 것이다. 또 금계국은 번식력이 그다지 왕성하지 않으나 큰금계국은 뿌리와 씨앗으로 동시에 번식하기 때문에 강한 생존력을 가지고 있어 많이 심는 편이다. 이 때문에 우리의 토종식물 자리를 빼앗는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연구 결과 아직은 생태교란식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줄기뿌리가 있기는 하나 그렇게 길지 않고, 씨앗도 민들레나 개민들레처럼 바람을 이용하는 풍매화가 아니기에 광범위하게 자연번식을 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특히 건조에 매우 강하기 때문에 다른 식물들은 가뭄에 고사를 하지만 큰금계국은 잘 버틴다는 장점이 있다.

글·사진=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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