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계 애정 쏟은 양주 회암사지… 세계유산 등재 ‘성큼’

이종현 기자 2023. 6. 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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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유네스코 ‘잠정목록’ 선정
市·경기도·문화재청 힘 합쳐 등재 안간힘
양주 회암사지 전경. 양주시 제공

 

세계유산은 유네스코가 인류 전체를 위해 보호해야 할 탁월하고 보편적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유산이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려면 우선 잠정목록에 선정돼야 한다. 목록은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위한 필수적인 절차로 세계유산 등재 신청 최소 1년 전에 유네스코에 제출해야 한다. 이 목록에 포함되지 않으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없다. 양주 회암사지는 지난해 7월20일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됐다. 14세기 동아시아에서 국제적으로 유행한 선종사원의 모습을 고고학적으로 증명하는 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양주시는 그간 회암사지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경기북부 문화 중심 도시임을 자부하는 양주시가 회암사지를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펼쳐온 노력과 향후 과제 등을 살펴본다.

양주 회암사지 전경. 양주시 제공

■ 양주 회암사지의 가치

양주 회암사지는 14세기 동아시아에 만개했던 선종사원의 전형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선종은 선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종파로 경전과 교리를 중요시하는 교종과 큰 차이를 보인다. 선종은 부처를 모시는 불전이나 탑보다 현신의 부처인 주지의 공간인 방장과 수행공간인 승당, 종료 등 핵심시설이다. 수행 공동체 생활이 원활하도록 건축물을 배치했다.

선종사원은 가장 윗부분에 방장 침당이 있고, 아래에 법당, 불전, 삼문이 차례로 배치된다. 왼쪽에 수행공간인 승당과 종료, 오른쪽엔 스님들의 사무공간인 고원이 배치된다. 교종사원은 금당(불전), 탑, 산문이 일자로 배치된다. 회암사는 천보산 아래 계곡을 메워 석축을 계단식으로 쌓아 평지를 조성하고, 총 8개의 단에 건물(70개 건물지 발견)을 배치했다. 남북의 축을 중심으로 좌우대칭을 이루면서 선종사원의 필수공간인 신앙시설(보광전, 설법전), 수행시설(방장, 승당, 전단림), 생활시설(요사, 향적전), 부속시설(사문, 욕실, 고루, 마루)등을 배치했다.

회암사 창건 시기는 명확하지 않다. 기록을 살펴보면 12세기 쯤에 세워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인도 승려 지공(?~1363)에 따라 왕사 나옹(1320~1376)이 13세기 말 262칸으로 중창했다. 조선초기 왕사 무학대사(1327~1405)가 머물며 태조 이성계와 자주 행차했다. 상왕으로 물러나자 회암사에 궁실을 짓고 머무르기도 했다. 이후 효령대군, 정희왕후, 문정왕후 등 왕실의 대대적인 후원으로 융성했으나 숭유억불정책으로 인해 16세기말 폐사했다.

보물로 지정된 무학대사탑. 양주시 제공

■ 세계유산 등재사업 추진 

그동안 13차례에 걸친 발굴조사를 통해 궁궐 건축 요소와 13~14세기 동아시아에서 유행했던 선종사원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점이 확인됐다.  양주시는 고려의 선종이 조선으로 이어진 200여년간 불교 선종 문화의 전승과 발전상을 또렷이 보여주고 있는 양주 회암사지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고, 미래에 물려줄 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본격적인 세계유산 등재 활동에 들어갔다. 2018년 잠정목록 등 1차 신청서를 제출했다. 중국 선종사원 현지 조사와 학술대회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고, 2020년 경기일보와 협업으로 회암사지의 세계유산 가치에 대한 기획연재를 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활동도 펼쳤다.

이같은 다양한 활동의 결실로 지난해 7월 세 번의 도전 끝에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시는 우선등재 목록에 선정될 수 있도록 경기도와의 업무협약, 세계유산 추진 전담 TF팀 신설, 조례 제정, 실무협의체 구성 등 모든 가용자산을 총동원해 양주 회암사지가 반드시 세계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회암사지에서 발굴된 용두. 양주시 제공

■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과제

회암사지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 까지는 우선등재목록, 등재신청 후보, 등재신청 대상 등 국내 심의와 유네스코 예비심사, 등재신청서 제출,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이코모스 현지조사, 세계유산위원회 국제심의 등 많은 절차가 남아있다.

지속적인 연구와 홍보, 보존관리계획 수립 등은 물론 모니터링, 주민협력체계 구축 등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하다. 회암사지에 대한 인지도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공감대 형성도 요구된다. 

세계유산은 매년 1회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 정기총회에서 결정한다. 세계유산 잠정목록 중에서 우선등재목록에 선정돼 등재신청 후보로 결정되면 매년 9월30일까지 세계유산센터에 등재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전문가들의 신청서 검토와 보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문화유산 심사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와 전문가의 현지평가와 평가서 등의 검토를 거쳐 매년 6~7월 WHC 정기총회에서 등재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2025년 등재신청 후보로 결정되면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한다. 2026~2027년 예비심사 결과에 따른 보완작업과 등재신청 대상으로 선정되면 등재신청서 초안을 제출한다. 2028년 세계유산 등재신청서를 제출하고 자문기구의 현지조사를 거쳐 순조롭게 진행되면 2029년 자문기구의 현지 실사와 패널회의를 통과해 세계유산으로 지정받게 된다.


인터뷰 강수현 양주시장 양주시민과 협력 통해 역사문화도시로 도약

Q. 세계유산 등재에 따른 효과는. 

A. 양주 회암사지가 세계유산에 등재되면 역사문화도시로 도약하는 양주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지역 문화유산 활용 가치가 확대됨은 물론 양주시민들의 근본과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게 된다. 또한 대내외적인 지명도 상승으로 양주 회암사지를 관람하기 위해 양주시를 찾는 관광객이 대폭 늘어나 관광·문화산업 발전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양주 회암사지의 체계적인 보존・관리・활용을 위한 국제사회와의 연대가 확대돼 양주시가 문화선진 도시로 발돋움하고, 인류 공동유산 보호를 위한 정부 차원의 관심과 재정지원이 늘어나는 파급효과도 예상된다.

Q.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A. 시민이 함께 할 때 꿈은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시민들도 회암사지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세계유산 본 등재를 위한 노력에 함께 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 양주시도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해 양주 회암사지가 세계유산에 등재돼 경기북부 문화도시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

이종현 기자 major0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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