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울트라 슈퍼 루키' 로즈 장의 출현과 유해란의 입지

방민준 2023. 6. 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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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설 대회인 미즈호 아메리카스 오픈 우승을 차지한 로즈 장. 사진제공=Getty Images_LPGA

 



 



[골프한국] LPGA투어에 몰아친 '로즈 장(Rose Zhang·20) 바람'이 가히 태풍급이다. 아마추어 시절 타이거 우즈와 리디아 고의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며 '역대 아마추어 최강'으로 평가받아온 로즈 장이 프로 전향 후 첫 출전한 LPGA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 여자골프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미 여자 아마추어 골프 역사를 새로이 써온 그가 프로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LPGA투어의 역사마저 바꾸고 있는 것이다.



 



로즈 장은 5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저지시티의 리버티 내셔널GC(파71·6,671야드)에서 열린 미즈호 아메리카스 오픈 4라운드에서 2오버파를 치며 최종합계 9언더파로 제니퍼 컵초(26·미국)와 동타를 이뤄 18번 홀(파4)에서 진행된 연장 두 번째 홀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그의 프로 데뷔전 우승으로 LPGA투어 역사의 상당 부분을 다시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프로 데뷔전 우승은 1951년 이스턴 오픈의 베벌리 핸슨(미국)이 처음인데 로즈 장이 72년 만에 두 번째 주인공이 됐다. 비회원 우승도 2022년 ISPS 한다 월드챔피언십에서 마야 스타크(24·스웨덴)에 이어 두 번째다.



특별 초청선수로 우승한 경우로는 서희경(2010년 JTBC클래식), 렉시 톰슨(2011년 나비스코 LPGA 클래식), 리디아 고(2012·2013년 캐나디언 퍼시픽 위민스 오픈)에 이어 네 번째다.



 



아마추어로서 그의 발자취는 독보적이다. 중국계 미국 국적의 부모를 둔 그는 10살 때 아버지의 인도로 골프를 배웠다. 명문 스탠포드대학에 진학한 뒤 골프선수로 활약, 최강의 아마추어 선수로 우뚝 섰다. 2022~2023년 NCAA(전미대학체육협회)가 주최하는 각종 대회에서 28차례 우승하면서 2년 연속 최고의 아마추어 선수에게 수여하는 애니카 어워즈를 수상했다.



올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 직전 열린 오거스타 내셔널 위민즈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는 등 올 시즌에만 20개 대회에 참가해 12차례 우승했다. 타이거 우즈가 스탠포드 재학 중 올린 승수가 8승이니 우즈의 기록마저 넘었다. 141주 동안 세계 아마추어 랭킹 1위 자리를 지켜 이 부문에서도 리디아 고(130주)를 넘어 최장수 기록을 세웠다. 



 



이번 대회 참가를 계기로 프로 전향을 선언했지만 스탠포드에서의 학업은 중단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우승으로 LPGA투어 멤버십과 함께 올 시즌 공식 상금 랭킹과 CME 글로브 포인트를 부여받게 된 그는 이미 이달 열리는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7월에 열릴 US여자오픈과 에비앙챔피언십, 8월에 열릴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 등 4개 메이저대회에 초청장을 받았다. 



 



로즈 장의 등장은 LPGA투어에서의 한국선수들의 입지에 상당한 위협이 될 전망이다. 올 시즌 고진영만이 2승을 거두었을 뿐 여타 선수들은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유해란(22)과 지은희(37)가 우승 경쟁에 가세했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특히 신장 176cm의 유해란은 169cm의 로즈 장보다 좋은 신체조건과 장타력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임팩트를 주지 못했다.



LPGA Q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할 정도의 기량을 갖추었음에도 아쉬움이 많았다. 올 시즌 8개 대회에서 톱10에 든 것이 4차례이니 아주 부진하다고는 할 수는 없으나 결정적일 때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기량보다는 흐느적거리는 걸음걸이, 당당함이나 결기를 찾아보기 어려운 자세나 표정 등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나 여겨진다.



 



로즈 장의 등장은 당연시되었던 신인왕 자리도 위협받게 되었다. 현재로선 유해란이 포인트에서 선두에 있지만 로즈 장의 등장으로 역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신진세력이 속속 등장하는 LPGA투어에서 한국 여자골프에 새로운 탄력이 절실하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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