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in] 유일한 시내버스 노선 축소 방침에 가덕도 주민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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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이 넘어 무릎도 안 좋은 시어머니가 힘겹게 병원을 다녀야 할 생각을 하니 걱정이 큽니다. 매번 모셔드릴 수도 없고."
부산 가덕도 천성동에 사는 60대 남모 씨는 최근 부산시와 강서구가 추진하는 시내버스 노선 개편에서 도심으로 나가는 유일한 대중교통인 520번 버스의 노선이 축소되자 한숨을 쉬며 6일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최근 부산시와 강서구가 추진하는 시내버스 노선 개편안에 따르면 520번 버스는 이제 가덕도에서 명지신도시까지만 운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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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아흔이 넘어 무릎도 안 좋은 시어머니가 힘겹게 병원을 다녀야 할 생각을 하니 걱정이 큽니다. 매번 모셔드릴 수도 없고…."
부산 가덕도 천성동에 사는 60대 남모 씨는 최근 부산시와 강서구가 추진하는 시내버스 노선 개편에서 도심으로 나가는 유일한 대중교통인 520번 버스의 노선이 축소되자 한숨을 쉬며 6일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 버스의 종점이 명지로 변경돼 기존 노선인 하단까지 가야 하는 어르신들의 큰 불편이 커진다"며 "지금도 가덕도에서 하단까지 왕복 4시간이 걸리는데, 노선이 개편되면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가덕도는 예전부터도 부산에서 교통 오지로 불리던 곳이다.
지하철이 없는 이곳 가덕도에서 주민을 실어 부산 도심으로 운행하는 버스는 사실상 1개 노선에 불과하다.
가덕도와 명지동을 거쳐 교통의 요충지인 사하구 하단을 지나 신평까지 가는 520번 버스가 유일한 대중교통이다.
1시간에 1대씩 오는 이 버스는 가덕도 주민들에게는 그야말로 '발'과 같은 존재다.
부산에서도 최남단에 있는 가덕도 주민들은 부족한 교통 인프라 속에서 그나마 이 520번 버스를 위안 삼아 생활해 왔다.
하지만 최근 부산시와 강서구가 추진하는 시내버스 노선 개편안에 따르면 520번 버스는 이제 가덕도에서 명지신도시까지만 운행하게 된다.
결국 가덕도 주민이 하단까지 가기 위해서는 명지 버스환승센터에서 다른 버스로 갈아타야 하는 것이다.
노령 인구가 많은 가덕도 주민들은 주로 하단에 있는 병원을 가기 위해 이 버스를 이용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노선 변경은 큰 불편으로 다가온다.
지난달 기준 가덕도 주민 4천204명 가운데 65세 이상 어르신은 1천343명으로 30%를 넘어섰다.
가덕도에 사는 70대 A씨는 "누군가에겐 버스 환승이 대수롭지 않은 일이지만 가덕도에 사는 노인들에게는 하단 일대 있는 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야 해 생활을 넘어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인근에 있는 창원 용원동은 의료시설이 부족하다 보니 여기 노인 대부분은 하단에 있는 병원에 갈 수밖에 없다"며 "쉽게 병원을 옮길 수도 없고 나이가 들다 보니 한 달에 여러 번 가는 일도 잦다"고 대책을 호소했다.
또 하단동이 지하철과 버스환승센터가 있는 도심의 교통 요충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도 일반 주민에게도 노선 변경은 중요하다.
서면, 해운대 등 시내 번화가를 가기 위해서는 하단을 경유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덕도 토박이인 한 주민은 "명지신도시 중심으로 버스노선을 개편한 점을 비춰봤을 때 가덕도 주민들을 무시하는 것 같다"며 "가덕도 신공항이 들어오면서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나가야 하니 일부러 버스 노선을 이렇게 배정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강서구는 이에 대해 대안을 마련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서구 관계자는 "가덕도에 연로한 어르신이 많다는 점에서 이러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버스 노선과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배차 간격을 줄이는 등 다수 이용자의 편의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시와 함께 시내버스 노선을 개편할 때 이 내용을 논의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마을버스를 배정하는 등 대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시는 다음 달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확정하고 운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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