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반정부 시위에 군중 50만 명 운집한 이유는?
국부 바웬사 전 대통령 참가…야당 결집세↑
대통령 수습 나섰지만 '매카시즘' 우려 제기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폴란드에서 50만여 명이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군중은 '민주주의'와 '헌법'을 연호했다. 지난달 정부가 러시아의 입김을 쐰 공직자를 색출하는 법률안을 통과시키자 정적을 제거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증폭된 결과다. 야당은 이번 반 정부 집회를 계기로 오는 10월 총선에 승리하겠다는 생각이다.
인파 50만 명, '국부'까지 모인 반정부 시위…야당에는 기회
폴란드 제3공화국 국부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과 야당 지도자인 도날트 투스크 시민연단(PO) 대표도 함께 행진했다.
투스크 대표는 "우리는 승리와 인간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이번 선거에 참여할 것"이라면서 "여러분께 (선거)승리, 악의 해결, 인간의 잘못에 대한 보상, 폴란드인 사이의 화해를 약속한다"고 군중에게 천명했다.
총리 집무실에서 시작한 집회는 가을 선거 승리를 위해 투표 참가를 독려한 투스크 대표의 연설로 끝났다. 폴란드는 10월께 총선을 실시할 전망이지만 정확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집회는 폴란드 사상 첫 부분적 자유선거 기념일에 열렸다. 1989년 6월4일(1차 선거)과 6월18일(2차 선거) 자유노조가 의외의 압승을 거두며 폴란드는 소련과 점차 멀어졌다.
이번 시위를 야당 PO의 시험대로 보는 시각이 많다. 친유럽 성향의 중도 정당인 PO는 여론 조사에서 여당 법과정의당(PiS)에 지지율에서 밀리지만 대규모 집회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영향력을 조사하겠다는 법률이 야당을 중심으로 한 결집을 만들어 냈다.
'러시아 영향력 색출' 위원회…'야당 탄압' 빌미 제공
위원회는 2007~2022년 러시아가 자국에 개입한 혐의를 조사한다. 조사 결과 러시아의 영향을 받아 행동한 것으로 밝혀진 모든 사람은 10년 동안 보안 허가를 받거나 공적 자금을 책임지는 역할을 금지당한다.
위원회가 사실상 공직에서 실각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돼 정적 제거를 위해 오·남용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위원회는 투스크 대표를 겨냥한 정치 탄압이라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 투스크 대표는 2007~2014년 제13대 폴란드 총리를 지내고, 2014~2019년 제2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지낸 야권 대표 정치인이다.
PiS는 투스크 전 총리가 총리 재임 시절 러시아에 너무 우호적이었고,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되기 전 러시아에 유리한 가스 거래를 체결했다고 비난하는 입장이다.
폴란드 대통령 "폴란드에 필요하다…개정·보완하겠다"
지난달 29일 해당 법안에 서명했던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이 법이 공공의 투명성, 러시아의 폴란드 안보 개입을 방지하기 데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여론을 달랠 수 있는 개정 사항을 포함했다.
개정안을 두고 두다 대통령은 "법은 비당파 전문가 의해 법이 검토될 것"이라며 "현직 의원이 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을 것이다. 위원회 조사 결과가 공직을 박탈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 대상자에 대한 항소권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비판은 사그라들고 있지 않다. 오히려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모양이다.
일각에서는 해당 법률을 두고 1950~1954년 미국을 휩쓴 반공주의 운동인 '매카시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매카시즘은 당시 조지프 매카시 미국 상원의원이 촉발한 극단적 반공주의이다. 공산주의와 관련 없는 많은 사람이 위험 인사로 지목되면서 직업을 잃는 등 피해를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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