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초여름 앵두/임창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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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아파트 뒤편에 가니 앵두가 빨갛게 익어 있다.
앵두맛과 함께 여름을 시작한 게 벌써 10년째다.
단지 구석 다른 나무들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는데 때마침 빨갛게 익은 앵두 몇 알이 눈에 띄었던 것.
앵두는 오디나 보리수 열매처럼 다닥다닥 붙지 않고 적당히 띄어져 열려선지 어린 맘에도 예쁘고 귀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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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아파트 뒤편에 가니 앵두가 빨갛게 익어 있다. 탱탱하면서도 말랑한 게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다. 조심스럽게 서너 알을 따 입에 넣어 본다. 톡 터지면서 입안 가득 퍼지는 새콤달콤한 맛. 이제나저제나 열매가 익기를 기다린 지 열흘은 족히 됐다. 몇 차례나 앵두나무 근처를 서성거린 보람이 있다. 앵두맛과 함께 여름을 시작한 게 벌써 10년째다.
10년 전 이맘때 아파트 단지 내에서 앵두나무를 처음 발견했다. 단지 구석 다른 나무들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는데 때마침 빨갛게 익은 앵두 몇 알이 눈에 띄었던 것. 어릴 적 시골집의 부엌 뒤켠 돌담 아래에 있던 앵두나무를 보는 듯했다. 얼마나 반갑던지. 앵두는 오디나 보리수 열매처럼 다닥다닥 붙지 않고 적당히 띄어져 열려선지 어린 맘에도 예쁘고 귀하게 느껴졌다. 한 알씩 입에 넣어 톡 터트려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잘 익은 앵두 몇 알을 따 하얀 종지에 담아 주시던 어머니의 손길이 그리워지는 초여름이다.
임창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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