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여 년 허송세월, 경쟁국에 뺏긴 ‘의료 허브’
정부가 5일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를 통해 국내 방문 외국인 환자 수를 지난해 25만명에서 2027년 7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국내 의료 기관 해외 진출 건수도 지난해 37건에서 2027년 70건으로 늘려 잡았다. 이를 위해 비교적 엄격한 출입국 절차, 진료 과목 편중 등을 개선해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의료 산업이 AI 시대, 고령화 시대에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라는 것은 상식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우수 인력이 의료 분야에 몰려 있는 데다 세계 수준의 정보 통신 기술(ICT)까지 갖춰 의료 산업을 육성하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하지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적했듯이 10여 년 전부터 의료 허브로 부상을 얘기했지만 우리는 한 걸음도 못 갔고, 태국과 싱가포르가 아시아 지역 의료 허브가 된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싱가포르나 태국보다 우수한 의료 인프라와 의료 기술을 갖고 있다. K팝, K드라마 등 한국에 대한 세계적 인지도와 호감도가 높아진 것도 의료 관광의 호조건이다. 그럼에도 국내 의료 관광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은 첩첩으로 쌓인 규제 때문이다. 외부 자본을 유치해 짓는 투자 개방형 병원의 경우 ‘민영화 우려’라는 도식적 반대에 막혀 모델 케이스 하나 만들지 못했다. 이런 식의 발목 잡기가 만연해 있다. 성형·피부과 위주인 진료 과목도 암 치료, 이식 등 의료 기술이 높은 분야로 확대해야 한다. 외국인 환자에 대한 비대면 진료 제도화도 필요하다. 의대 정원도 확대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허송세월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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