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 만에 뜬 ‘슈퍼 루키’…화려하게 핀 ‘로즈 장’

미국 여자 골퍼 로즈 장이 5일 미국 뉴저지주 저지시티의 리버티 내셔널GC에서 열린 LPGA 투어 미즈호 아메리카스 오픈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저지시티 | AFP연합뉴스

141주 세계 1위 아마추어 최강자
지난달 프로 전향, 초청선수 참가

미즈호 아메리카스 초대 챔피언
LPGA ‘데뷔전서 우승’ 새 역사

아마추어 최강자 출신 로즈 장(20·미국)이 프로 데뷔전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컵을 거머쥐며 ‘슈퍼 루키’로 탄생했다.

장은 5일 미국 뉴저지주 저지시티의 리버티 내셔널GC(파72·6656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신설대회 미즈호 아메리카스 오픈(총상금 275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없이 보기 2개로 2타를 잃고 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 제니퍼 컵초(미국)와 공동선두를 이룬 뒤 2차 연장전에서 승리했다. 18번홀(파4)에서 열린 첫 연장을 파로 비긴 뒤 두 번째 연장에서 장이 세컨드샷을 홀 2m 옆에 바짝 붙였고, 부담을 느낀 컵초가 첫 퍼트를 너무 크게 치고 보기를 범하면서 승부가 갈렸다.

중국계인 장은 지난달 26일 프로전향을 선언하고 이 대회에 초청선수로 나와 우승했다. 프로 데뷔전을 LPGA 투어 우승으로 장식한 선수는 1951년 이스턴 오픈의 베벌리 핸슨(미국) 이후 72년 만이다.

우승상금 41만2500달러(약 5억4000만원)를 프로 첫 대회 상금으로 챙긴 로즈 장은 곧바로 LPGA 투어 회원 자격을 얻고 올 시즌 남은 전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로즈 장은 우승 인터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믿을 수 없다. 엄청 기쁘다”며 “지금 이 시간, LPGA투어 회원자격을 받아들이고 2023시즌에 뛰겠다”고 선언했다. 로즈 장의 상금과 CME 글로브 포인트(500점)는 즉시 인정됐다.

2020년 9월 이후 지난달까지 141주 동안 최장기간 아마추어 세계 1위를 지킨 장은 2020 US여자아마추어 챔피언십, 2022·2023 미국대학선수권(NCAA 디비전1) 2연패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타이거 우즈, 미셸 위(이상 미국)와 같은 스탠퍼드대 동문으로 스타성을 갖춘 슈퍼루키가 시즌 중 합류하면서 LPGA투어는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됐다.

유해란, 그레이스 김(호주)이 앞서가는 신인상 레이스는 물론 릴리아 부(미국), 고진영 등이 다투는 올해의 선수 경쟁에도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다. 다만 이번 대회 성적은 올해의 선수, 신인상 포인트에 반영되지 않는다.

타이거 우즈는 공식 SNS를 통해 “최근 몇주 동안 로즈 장이 NCAA 타이틀 2연패를 이루고 프로 첫 대회에서 우승하는 업적을 이뤘다”며 축하했다. USA투데이, AP 등 현지 언론들도 “로즈 장이 새 역사를 썼다”며 흥분하고 있다.

유해란은 버디 5개, 보기 3개로 2타를 줄이며 합계 8언더파 280타를 기록, 3위에 머물렀다. 지은희가 버디 5개, 보기 4개로 71타를 쳐 공동 4위(7언더파 281타)를 차지했고, 세계 1위 고진영은 1타를 잃고 공동 13위(4언더파 284타)로 마쳤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