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오페르트 도굴 사건, 삽질만 하다 실패에 그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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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868년.
흥선대원군의 반대로 거듭 실패했습니다.
그는 흥선대원군의 아버지 남연군의 묘를 파헤치는 시도를 감행했는데 실패로 끝났습니다.
"오페르트가 도굴하려고 밤새도록 (무덤을) 깨려고 했는데 못 깨고 갔잖아요. '회곽묘' 들어보셨어요? 장례를 치를 때 관을 내린 후 그 위를 횟가루로 1m 정도 쌓습니다. 몇 년이 지나면 시멘트가 돼서 깰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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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868년.
흥선대원군이 서양 열강과의 통상수교에 거부하는 정책을 펼치던 중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독일 출신의 동양학자이자 상인이었던 오페르트가 1866년 두 차례에 걸쳐 조선에 통상을 요청했지만
흥선대원군의 반대로 거듭 실패했습니다.
그는 흥선대원군의 아버지 남연군의 묘를 파헤치는 시도를 감행했는데 실패로 끝났습니다.
'여행자 학교' 강연자로 선 신동훈 서울대 의대 해부학 교수의 설명입니다.
"오페르트가 도굴하려고 밤새도록 (무덤을) 깨려고 했는데 못 깨고 갔잖아요. '회곽묘' 들어보셨어요? 장례를 치를 때 관을 내린 후 그 위를 횟가루로 1m 정도 쌓습니다. 몇 년이 지나면 시멘트가 돼서 깰 수가 없어요."
어느 정도로 단단한지 신 교수의 말을 계속 들어봤습니다.
"제가 조선시대 영의정을 지낸 분의 무덤을 연구차 열려고 시도했습니다. 문화재여서 망치로 처음에 깼는데요. 회칠을 1m 한 무덤이었습니다. 오전 내내 해도 이만큼밖에 못 깼어요. 도저히 안 되겠기에 오후엔 건설장비를 썼습니다. 이 정도로 쉽지 않습니다."
도굴을 막고자 무덤을 튼튼하게 만들었던 지혜 덕분에 남연군 묘지 도굴은 삽질만 한 실패에 그쳤는데요.
해부학자의 관심은 여기에서 더 나아갑니다.
묘지 속 시신과 유품은 그대로 남아 있을까요?
"사람이 죽으면 가장 먼저 부패하는 데가 내장이에요. 세균이 증식하면서 썩기 시작합니다. 이집트 미라의 경우 인공적으로 내장을 드러내 시체가 썩지 않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회곽묘처럼 관을 두텁게 잘 막으면 완벽한 형태로 보존된 미라가 나와요." - 신동훈 교수
회곽묘 형태의 묘는 16~18세기에 가장 많이 만들어졌는데요.
잘 보존된 경우, 시신이나 유물 등이 매우 양호한 상태로 발견됩니다.
"중력의 영향으로 장기가 등 쪽에 붙어 있죠. 심장, 폐, 간, 내장 등이 모두 없어지지 않고 그대로 다 있는 상태입니다." - 신동훈 교수
예를 들자면, 염할 때 쓰던 망건, 비단 버선, 베개, 남편한테 쓴 편지 등이 고스란히 보존된 경우도 있습니다.
"조선 풍습 중에 이빨이나 손톱 등을 버리지 않고 전부 모았다가 관에 넣었다는 기록이 있어요. 확인할 방법이 없었는데요."- 신동훈 교수
실제로 잘 보존된 사례가 등장했습니다. 이의 DNA를 분리해 연구한 결과, 각각 72세, 45세로 추정되는 나이대의 이였고, 15년 동안 자신의 이를 모두 모았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물론, 이의 주인은 동일한 사람이었고요.
해부학으로 과거의 생활을 추정하고 복원해내는 과정이 놀랍기만 한데요.
'여행자 학교'에서 신동훈 교수의 강의를 들으니 또 다른 해부학 이야기가 있을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유세진 작가
seva@yna.co.kr
ys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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