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낯짝으로…" 민주당 수석대변인 천안함 전 함장 비판 논란

최원일 전 함장 사과 요구에 "부하 다 죽이고…"
국민의힘 "희생자에 대못" "전국막말자랑" 비판
권칠승 "지휘관은 책임도 느껴야" 해명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5월 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5일 이래경 당 혁신위원장 해촉을 요구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을 향해 “무슨 낯짝으로 그런 이야기를 했느냐”고 발언해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권 수석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에 “희생자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고 비판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민주당 고위전략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천안함 함장은 무슨 낯짝으로 그런 얘기를 한 거냐. 부하들 다 죽이고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어 “원래 함장은 배에서 내리면 안 된다”고도 발언했다

민주당이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폭된 천안함’ 표현을 쓴 이 위원장을 임명한 뒤, 최 전 함장이 ‘천안함 유족과 생존장병들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한 데 대해 내놓은 반응이다.

이에 여당에서는 권 수석대변인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현충일 전날,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영웅들을 기리지는 못할망정, 또다시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들을 연이어 자행했다”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는 “(이 위원장은) 성난 민심에 뒤늦게 직을 사양했지만, 그런다고 해서 이미 상처받은 천안함 용사들에게 용서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성난 국민들의 사퇴 요구 앞에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더 심한 막말을 늘어놓았다”고 덧붙였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현충일을 앞두고 민주당은 전국막말자랑이라도 하는 것이냐”며 “이런 막말까지 나오는 것을 보니 이제 그 당은 윤리성의 특이점을 건너간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발언 의도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권 수석대변인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천안함 유족과 생존 장병의 문제 제기에 충분히 공감하지만, 책임도 함께 느껴야 할 지휘관은 차원이 다르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은 이날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이후 ‘자폭된 천안함’ 등 과거 SNS에서의 발언이 재조명되면서 논란이 일었고, 임명 9시간여 만에 사퇴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