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행 운명의 승부, 이탈리아를 넘으려면…진짜 고비는 ‘피로와의 전쟁’

득점 1위 카사데이 봉쇄 필수

이탈리아 체사레 카사데이가 3일 U-20 월드컵 8강 콜롬비아전에서 선제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산후안 | AP연합뉴스

8강 연장 혈투 등에 지친 몸
짧은 휴식서 체력 회복 관건

상대는 이탈리아지만, 진짜 상대는 지친 자기 자신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2회 연속 4강에 진출한 U-20 축구대표팀은 오는 9일 오전 6시 이탈리아와 결승행을 다툰다.

조별리그를 포함해 한국은 3승2무(8득5실), 이탈리아는 4승1패(11득6실)를 기록했다. 이탈리아는 조별리그에서 한국 8강 상대 나이지리아에 0-2로 졌지만 브라질을 3-2로 꺾었고 16강에서는 잉글랜드를 2-1로 물리쳤다. 이탈리아는 한국보다 하루 먼저 8강을 치렀다. 반면 한국은 8강전에서 연장 승부까지 감내했다. 체력에서는 한국이 약간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탈리아 ‘경계 대상’ 1호는 단연 득점 랭킹 1위(6골) 체사레 카사데이(레딩)다. 지난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가 첼시에 입단한 뒤 지난 1월 2부리그 레딩으로 임대됐다. 카사데이는 브라질전 2골, 잉글랜드·콜롬비아전에서 1골씩 넣는 등 최근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하고 있다. 카사데이는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유일한 해외파다.

한국-이탈리아 간 20세 이하 대표팀 역대 상대 전적은 한국이 2전 전승으로 앞선다. 하지만 1981년, 2000년 대결이라 큰 의미가 없다. 한국처럼 이탈리아도 최근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왔다. 2017년 한국 대회 3위, 2019년 폴란드 대회 4위 등 최근 3회 연속 4강에 올랐다.

16강, 8강전에서 모두 골을 넣은 최석현(단국대)은 “나이지리아전이 제일 고비였는데 체력이 많이 떨어진 가운데 이겼다”며 “이탈리아전도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중 감독은 “기대는 없고 우려는 컸지만 잠재력을 보여준 선수들이 대단하다”며 “포기하지 않고 한국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무엇보다 체력을 회복하는 게 관건이다. 16강전을 위해 장거리 이동하면서 누적된 피로가 8강전에서 확연하게 드러났다. 한국은 이탈리아전을 치르기 위해 또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이동해야 한다. 장거리 이동과 잇단 접전으로 쌓인 피로를 어떻게 최대한 빨리 푸느냐가 관건이다. 한국은 8골 중 4골을 세트피스로 넣었다. 수비 후 역습하는 속도가 무척 빠르다. 그동안 잘 다듬어 효과를 본 정확한 세트피스, 빠른 역습을 살린다면 결승행도 바라볼 만하다.

김학범 전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은 “이탈리아는 공격적이라서 우리 장기인 역습을 잘 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힘든 나 자신을 이겨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