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300달러짜리 ‘완벽 남편’
실베스터 스탤론이 미래 경찰관으로 등장하는 영화 데몰리션 맨. 그는 테러범 검거 중 사고로 60년 냉동 처벌을 받는다. 그가 깨어나 대면한 세상은 메타버스 세계였다. 동료 여성 경찰의 섹스 제안에 잔뜩 기대를 품지만, 헤드셋을 쓰고 멀리 떨어져 앉는 것 아닌가. 미래의 섹스는 ‘체액 교환’이 금지된 채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영상으로 사랑을 나누는 행위로 변해 있었다.

▶2014년 개봉 영화 ‘그녀(HER)’에선 대필 작가 남성이 인공지능(AI) 여성과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는 사이버 세계에서 그녀가 자기 말고도 641명을 더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다시 사람 애인을 찾아간다. 2019년 개봉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 에선 AI 애인이 상황을 주도한다. AI 여성이 섹스를 몸으로 느끼고 싶다면서 매춘부 뇌에 들어가 남자 주인공과 사랑을 나눈다.
▶러시아 출신 엔지니어가 영화 ‘그녀’를 보고 만들었다는 AI 챗봇 서비스(레플리카)가 1호 ‘가상 남편’을 창조해 냈다. 한 미국 여성이 레플리카에 300달러를 내고 만든 가상 인간 ‘에런 카르탈’과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했다는 것이다. 가상 남편은 파란 눈, 키 190㎝ 미남으로, 인디 음악을 좋아하는 의료 전문가로 설계됐다. 그녀는 SNS에 “무결점이 최대 장점”이라는 가상 남편과 함께 찍은 사진을 매일 올리며 “서로 사랑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챗GPT로 가상 세계의 진화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애플이 가세했다.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바꾼 애플이 7년 넘게 공들여 개발해온 가상현실 헤드셋을 곧 내놓기 때문이다. 가상현실의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최첨단 기술이 탑재된 것으로 보인다. 헤드셋 선두 주자 메타가 급히 후속작을 내놓고, 틱톡 운영사인 중국계 바이트댄스도 헤드셋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등 가상 세계 선점을 위한 빅테크 기업 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인쇄술은 외설 소설, 사진·영화는 포르노의 산업화를 촉발했다. 가상 세계에서도 각종 성인용 콘텐츠가 주력 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헤드셋 구매자의 83%가 VR 포르노를 본다고 한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애플이 가상현실 플랫폼을 만드는 데 성공하면, 헤드셋 시장만 연 5000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영국 미래학자는 “2050년엔 사이버 섹스가 인간끼리 섹스보다 많아진다”고 예측했다. “미래 인류는 가상 세계가 아닌 현실 세계에서 살 확률이 10억분의 1에 불과할 것”이란 일론 머스크의 예측이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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