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도 이런 적은 없었다"… 엔비디아 역대급 순매도[서학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엔비디아가 지난달 25일 깜짝 실적으로 주가가 하루에 24% 폭등하고 덩달아 다른 반도체주도 급등하자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에서 4거래일간 5억달러에 가까운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미국 증시가 급락하던 침체장에서도 볼 수 없었던 역대급 순매도이다.
반도체주가 급등하자 단기 조정을 기대한 반도체주 인버스 펀드에 대한 순매수는 더 늘어났다.
다만 긍정적인 것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반도체주를 제외한 다른 빅테크주에 대한 차익 실현은 줄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5월24~30일 사이에 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에서 4억9881만달러를 순매도했다.(결제일 기준 5월29일~6월2일)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1.4%, 나스닥지수는 3.6% 올랐다.
서학개미들이 역대급으로 미국 주식을 순매도한 계기는 엔비디아의 주가 폭등이었다. 엔비디아는 지난 5월24일 장 마감 후에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웃도는 5~7월 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를 제시했고 다음날(25일) 주가가 24% 치솟았다. 엔비디아는 26일과 30일에도 2.5%와 3.0%씩 상승세를 이어갔다.
AI(인공지능) 발달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로 엔비디아 주가가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자 AMD를 비롯한 다른 반도체주도 큰 폭으로 올랐다.
이같은 단기적인 주가 급등세는 서학개미들의 대규모 차익 실현을 불러 왔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5월24~30일 동안 엔비디아 한 종목만 3억1926만달러를 순매도했다. 이는 서학개미들의 매매가 가장 활발한 테슬라에서도 보기 힘든 순매도 규모다. 한 주간 미국 증시 전체 순매도 규모조차 3억달러는커녕 2억달러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다만 그럼에도 엔비디아는 지난 1일 기준으로 서학개미들이 3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주식이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미국 주식은 테슬라로 12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어 애플(50억달러)과 엔비디아(37억달러) 순이다. 이 보유금액에는 개인 투자자뿐만 아니라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물량도 포함된다.
한편, 지난달 말 서학개미들의 엔비디아 대량 매도가 시의적절한 차익 실현이었는지 주목된다. 엔비디아는 지난 5월30일 401.11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뒤 지난 2일 393.27달러로 내려왔다.
엔비디아는 지난 24~30일 사이에 30.7% 폭등했다. 지난 2일까지로 기간을 연장하면 상승률은 28.1%로 줄어든다.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와 더불러 반도체주도 급등하자 ICE 반도체지수 상승시 3배 수익을 얻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도 2억799만달러 순매도했다.
SOXL은 지난 5월24~30일 동안에만 35.2% 폭등했다. 3배 레버리지 펀드라 반도체주 하락시 3배 손실을 입게 되는 만큼 일단 차익을 실현하자는 욕구가 분출한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이 엔비디아 외에 많이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주인 AMD와 ASML 홀딩 ADR(미국 주식예탁증서)도 1780만달러와 1160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서학개미들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그대로 따르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QQQ)도 8617만달러와 1273만달러 순매도했다.
테슬라는 지난 5월24~30일 단숨에 190달러와 200달러대를 연달아 상향 돌파하자 서학개미들의 매물이 출회되며 8267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테슬라의 하루 수익률을 1.5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배 주식(TSLL)까지 포함하면 테슬라에 대한 순매도 규모는 9300만달러에 육박한다.
테슬라는 지난 5월30일 이후에도 상승세를 지속하며 지난 2일 213.97달러로 마감했다. 테슬라는 지난 5월25일부터 6월2일까지 6거래일 연속 오르며 17% 상승했다.
빅테크주와 혁신기업 10개로 구성된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마이크로섹터즈 팡 이노베이션 3배 레버리지 ETN(BULZ)도 차익 매물로 1196만달러 매도 우위를 보였다.
암호화폐 채굴기업인 디지털 마라톤 홀딩스는 주가가 최근 크게 뛰어오른 것은 아니지만 서학개미들이 1311만달러 순매도했다.
다만 긍정적인 것은 알파벳 클래스A는 1743만달러 매도 우위로 순매도 상위 10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지만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 등 다른 빅테크 기업에 대한 차익 매물은 규모가 줄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아마존은 직전주에 이어 2주 연속 순매수 상위 종목 10위 안에 포함되며 서학개미들의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어 주목된다.
서학개미들은 반도체주가 급등하자 단기적으로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했는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를 7491만달러 순매수했다.
이는 직전주 4969만달러에 비해 순매수 규모가 늘어난 것이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3주간 반토막에 달하는 큰 손실에도 불구하고 SOXS에 대해 3주째 눈물의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후반부터 엔비디아가 고평가 논란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SOXS 투자자들이 조만간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이하게도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 숏 QQQ ETF(SQQQ)는 순매수 규모가 1005만달러로 SOXS에 비해 크게 적었다. 이는 대형 기술주에 대해선 반도체주만큼 단기 고점을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 2위부터 6위까지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 평가 받는 장기 국채와 배당주 펀드가 차지했다. 이는 미국 증시가 랠리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서학개미들은 지금이 강세장이라는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24~30일 사이에 순매수 2위에 오른 종목은 올들어 서학개미들의 꾸준한 러브콜을 받아온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국채 불 3배 ETF(TMF)로 3771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TMF는 장기 국채 가격의 하루 움직임을 3배 따르기 때문에 생각보다 변동성이 큰 데도 서학개미들은 주식만큼 상승률이 크지 않은 국채 투자의 지루함을 덜 수 있어서인지 TMF를 선호하고 있다.
TMF에 이어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면서 매월 분배금을 지급하는 JP모간 에쿼티 프리미엄 인컴 ETF(JEPI)와 월 배당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인 리얼티 인컴이 2778만달러와 2087만달러의 매수 우위로 순매수 3, 4위에 올랐다.
미국의 만기 20년 이상 장기 국채 펀드로 월 배당 상품인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국채 바이라이트 전략 ETF(TLTW)가 1986만달러로 순매수 5위를 차지했고 성장 배당주에 투자하는 슈왑 미국 배당주 ETF(SCHD)가 1449만달러로 순매수 6위에 올랐다.
천연가스 가격의 하루 움직임을 2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 블룸버그 천연가스 ETF(BOIL)와 S&P 생명공학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S&P 생명공학 불 3배 ETF(LABU)가 1397만달러와 1241만달러의 매수 우위로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에 포함된 것도 눈에 띈다.
서학개미들은 국채와 배당주 펀드 같은 안정형 상품에 투자하는 한편으로 초고위험 상품인 레버리지 인버스 펀드와 상승 레버리지 펀드에도 과감히 베팅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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